식비 부담 40% 폭증, 저소득층 직격탄
빵·커피·외식까지 줄줄이 인상
고환율·원자재 값 상승, 더 심해질 전망

최근 서민들의 식비 부담이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지난 5년간 저소득층(소득 하위 20%)의 식비 지출이 40% 가까이 증가하면서 생계가 더욱 팍팍해지고 있다.
특히 저소득층의 식비 부담 증가 폭은 전체 가구 평균보다 두 배 가까이 커, 생활 필수품인 먹거리 가격 상승이 서민들에게 더 큰 충격을 주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5년 새 40% 증가… 저소득층 식비 부담 가중

통계청이 발표한 가계동향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소득 하위 20% 가구의 월평균 식비는 43만4,000원이었다. 이는 2019년(31만3,000원)보다 12만1,000원(38.6%)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전체 가구의 식비 증가율(26.3%)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다. 다른 소득 계층과 비교해도 저소득층의 부담은 두드러진다.
소득 2~5분위 가구의 식비 증가율은 22~27% 수준에 그쳤다. 소득이 낮을수록 가처분소득 대비 식비 지출 비중이 높아, 필수 생계비 부담이 더욱 심각한 상황이다.
실제로 지난해 소득 하위 20% 가구의 처분가능소득(103만7,000원) 중 45%가 식비로 지출됐다. 반면 소득 2분위 가구는 25.5%, 소득 상위 20%는 15% 미만이었다.
빵·커피·외식까지 인상… 서민들 “이제 뭘 먹나”

올해도 식료품과 외식 가격이 연이어 오르면서 서민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뚜레쥬르는 이달부터 빵과 케이크 110여 종의 가격을 평균 5% 인상했다. 파리바게뜨와 던킨도 지난달 제품 가격을 약 6% 올렸고, 삼립은 편의점 빵 50여 종의 가격을 최대 20% 인상했다.
커피값도 예외가 아니다. 배스킨라빈스와 더벤티는 4일부터 아메리카노 가격을 각각 400원, 200원씩 올렸다. 빙그레도 일부 커피·음료·아이스크림 제품 가격을 200~300원 인상했다.
원자재값 폭등·고환율… 먹거리 물가 더 오를 가능성

식품 가격 상승의 원인으로는 원재료 수급 비용 급등이 꼽힌다. 한 식품 업계 관계자는 “원재료 가격과 인건비가 지속적으로 상승하면서 가격 인상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초콜릿과 각종 디저트에 사용되는 코코아 가격은 1년 새 93.4% 상승해 톤당 1만 94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커피 원두도 같은 기간 톤당 4,149달러에서 8,905달러로 두 배 넘게 치솟았다.
여기에 원·달러 환율이 1,400원 중반까지 오르면서 수입 원재료 부담이 더욱 커졌다. 식품 업계는 연초부터 가격 인상을 단행할 수밖에 없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정부의 물가 통제력이 약해지면서 기업들이 가격 인상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이처럼 물가 상승의 압박이 지속되는 가운데, 저소득층의 식비 부담은 앞으로 더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