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가 반했다
이유는 풍미

전 세계 식탁을 점령한 K-푸드 열풍이 이제는 전통 양념 시장의 판도를 바꾸고 있다. 최근 관세청이 발표한 무역 통계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4월까지의 참기름 수출액은 614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7%나 급증했다.
수출 중량 역시 47.6% 늘어난 657t을 기록하며 금액과 물량 모두 역대 최대치를 경신하는 기염을 토했다.
가벼운 유행에 그칠 것이라는 일각의 우려를 불식시키고 한국의 고소한 향미가 글로벌 표준으로 자리 잡는 이례적인 배경에 학계와 업계의 이목이 집중된다.
사실 전통 참기름이 글로벌 시장의 주류로 올라서기까지는 수많은 진입 장벽과 위기의 순간이 존재했다.

과거 서구권 소비자들에게 참기름은 특유의 강한 향 탓에 일부 아시아계 이민자들만 소비하는 비주류 식자재로 치부되기도 했다.
그러나 국내 기업들은 올리브유와 아보카도유가 지배하던 글로벌 유지류 시장의 틈새를 과감히 공략했다.
조리용 기름이 아닌 음식의 마지막 풍미를 완성하는 고급 시즈닝 오일로 포지셔닝을 전환하며 서구인들의 거부감을 역으로 극복해 냈다.
이러한 극적인 반전의 이면에는 철저하게 계산된 글로벌 브랜딩 전략이 자리하고 있다.

최근 해외 시장에서 급부상한 채식주의와 웰빙 트렌드를 겨냥해 화학 첨가물이 전혀 없는 자연 친화적 제조 공정을 전면에 내세웠다.
해외 인플루언서들이 SNS를 통해 샐러드 드레싱이나 바비큐 소스에 참기름을 한 방울 떨어뜨리는 영상이 폭발적인 조회수를 기록하면서 소통 방식도 진화했다. 단순한 식재료를 넘어 힙한 라이프스타일의 아이콘으로 소비자를 파고든 결과다.
자본 시장과 유통 업계는 이번 참기름의 질주를 단순한 수출 확대를 넘어 푸드테크와 K-콘텐츠의 결합이 만들어낸 새로운 투자 기회로 바라보고 있다.

최대 소비국인 미국을 중심으로 캐나다와 대만 등 전 세계로 소비층이 다변화되면서 관련 식품 제조 기업들의 주가와 미래 가치도 동반 상승하는 추세다.
건강식 수요와 프리미엄 식자재 선호 현상이 맞물림에 따라 전통 양념의 글로벌 영토 확장은 향후 국내 농식품 산업의 장기적인 성장 동력이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