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단숨에 추월하더니 “국내 재계 또 흔들리나” … 창사 이후 처음 벌어진 일에 ‘들썩’

HBM 수요 급증, SK하이닉스 실적 폭발
AI 서버향 메모리 판매 호조 지속
4분기 이후도 ‘장밋빛 전망’ 이어져

AI 시장 확대와 고성능 메모리 수요 증가에 힘입어 SK하이닉스가 3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11조 3,834억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61.9% 늘었고, 매출과 순이익도 각각 39.1%, 119% 증가했다.

창사 이후 처음으로 분기 영업이익 10조 원을 넘기며 지난 분기 실적을 한 분기 만에 다시 경신했다.

AI 서버가 이끈 ‘폭풍 성장’

이 같은 실적에는 AI 서버 시장의 확대가 결정적이었다. SK하이닉스는 “AI 인프라 확대에 따라 고용량 메모리 수요가 크게 늘었다”며, “특히 128GB 이상 DDR5 제품은 전 분기보다 두 배 이상 출하됐다”고 밝혔다.

낸드 제품에서도 AI 서버용 SSD 비중이 확대되며 수익성이 개선됐다. 현금성 자산은 전 분기보다 10조 9천억 원 늘어난 27조 9천억 원을 기록했고, 차입금을 고려한 순현금 규모도 3조 8천억 원으로 전환됐다.

메모리 수요는 단지 고성능 HBM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AI 기술이 확산되면서 연산 부담을 분산하려는 흐름 속에서 일반 서버용 메모리 수요도 함께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2026년까지 슈퍼 사이클” 전망도

내년에도 이같은 호조는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구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등 글로벌 빅테크 4사의 2025년 설비투자는 616조 원에 이를 전망이며, 오픈AI도 자체 데이터센터 구축에만 143조 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HBM 수요는 올해보다 60% 이상 증가한 41억 5천만GB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가는 이 수혜의 정점에 SK하이닉스가 설 것이라 내다봤다.

SK하이닉스가 내년 상용화를 앞둔 HBM4 양산을 전 세계에서 가장 먼저 시작했고, 청주 M15X와 미국 인디애나 등 생산설비 확충도 이미 완료했기 때문이다.

국내 AI 투자 플랫폼 ‘에픽 AI’는 “HBM 시장에서의 지배력, 기술 우위, 범용 D램 가격 상승이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며 “최소 2026년까지 메모리 시장의 슈퍼 사이클이 지속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낸드·HBF 등 ‘포스트-HBM’도 준비

SK하이닉스는 D램뿐 아니라 낸드에서도 삼성전자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최근에는 AI 낸드(AIN) 제품군을 선보인 데 이어, 차세대 고대역폭 플래시(HBF)도 공개하며 기술 포트폴리오 확장을 꾀하고 있다.

김우현 SK하이닉스 부사장은 실적 발표에서 “AI 기술 발전은 메모리 시장 전반을 완전히 바꿔놓고 있다”며 “앞으로도 기술력과 제품 경쟁력을 통해 글로벌 수요에 적극 대응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의 다음 기록 경신이 언제가 될지, 업계의 시선은 벌써 4분기를 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