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를 물들인 빛
세 섬의 이야기
걸어서 만나는 치유

다도해의 푸른 물결 위에 신비로운 보랏빛 수묵화가 펼쳐진다. 전라남도 신안군 안좌면 반월도 일원이 다년생 초화류인 버들마편초의 개화와 함께 끝없는 보라색 물결로 넘실거린다.
말채찍을 닮은 독특한 외형을 지닌 버들마편초는 신안군이 지난 2022년부터 반월도 내 3만9천 제곱미터 부지에 40만 주를 정성껏 심어 가꾸어 온 이곳의 상징적인 경관 자원이다.
섬 전체를 감싸는 순환도로를 따라 주민들이 땀 흘려 가꾼 집단 군락지는 이달 중순을 기점으로 본격적인 개화를 시작해 앞으로 3개월 동안 방문객들에게 황홀한 시각적 감동을 선사할 예정이다.
과거 외지에 잘 알려지지 않았던 미지의 공간이었던 반월도와 박지도는 전라남도의 가고싶은 섬 공모사업에 지정되면서 그 가치를 세상에 드러내기 시작했다.

이 섬들의 가장 큰 매력은 인위적인 모래해변 대신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한 드넓은 갯벌에 둘러싸여 있다는 점이다.
썰물 때면 생명력 넘치는 갯벌이 모습을 드러내고 밀물 때는 푸른 바다가 차오르는 대자연의 변화 속에 보랏빛 꽃밭과 포토존이 어우러져 방문객들에게 차별화된 관광 경험을 제공한다.
신안군은 올봄부터 버들마편초 단지를 새롭게 재정비하여 더욱 우수한 경관을 제공할 준비를 마쳤다며, 이곳을 찾는 이들이 일상의 지친 마음을 치유하고 소중한 추억을 만들어가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 이색적인 섬 여행의 핵심은 섬과 섬을 유기적으로 이어주는 독특한 동선에 있다. 안좌도 본섬에서 출발해 박지도를 거쳐 반월도까지 연결되는 약 1,500미터 길이의 해상목교 퍼플교는 상공에서 바라보았을 때 거대한 브이(V)자 모양을 그리며 바다 위를 가로지른다.

차량 통행이 제한되는 이 다리 덕분에 여행자들은 오롯이 두 발로 바다 위를 걸으며 섬에서 섬으로 이동하는 특별한 경험을 만끽한다.
한 번의 여정으로 세 개의 섬을 모두 둘러볼 수 있는 이 도보 코스는 바다와 하늘, 그리고 대지가 하나의 색감으로 이어지는 시각적 경이로움을 선사한다.
바다 다리를 건너 마주하는 두 섬은 저마다 고유한 지형적 특징과 설화를 품고 있어 걷는 재미를 더한다. 사방 어디에서 보아도 반달의 형상을 띠고 있어 이름 붙여진 반월도에는 사람의 어깨를 닮은 최고봉 어깨산이 솟아 있다.
해발 210미터의 견산 정상에 오르면 다도해의 풍광이 한눈에 들어온다. 반면 박 씨 성을 가진 주민이 처음 정착해 터를 잡았다고 전해지는 박지도는 섬의 전체적인 모양이 박을 연상시켜 바기섬이나 배기섬으로도 불린다.

이 섬의 뒷산에는 마을 주민들이 오랫동안 신성시하며 안녕을 빌던 박지당산의 흔적이 남아 있어 고즈넉한 섬마을의 역사적 깊이를 느끼게 한다.
두 섬의 둘레를 따라 조성된 해안산책로는 자연의 소리에 집중하며 사색하기 좋은 도보 여행길이다.
완만한 경사로 이루어져 있어 남녀노소 부담 없이 걸을 수 있으며, 조금 더 역동적인 탐방을 원하는 여행자들을 위해 섬 내에서 자전거를 대여해 주는 하이킹 프로그램도 마련되어 있다.
신안군 안좌면 반월도와 박지도 일원에서 펼쳐지는 이번 버들마편초 경관 관람과 퍼플교 도보 탐방에 대한 세부 일정 및 안내 사항은 신안군청을 통해 확인할 수 있으며, 별도의 예약 없이 상시 방문하여 자연 그대로의 갯벌과 보랏빛 정원을 자유롭게 관람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