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은 호남 차례’…삼성·SK, 광주·전남 반도체 거점 확대 ‘검토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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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K 반도체 지방 투자 검토
삼성전자, SK하이닉스 / 연합뉴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수도권에 집중된 반도체 생산 거점을 호남·충청권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전남·광주 지역의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다만 두 회사 모두 공식적으로는 “확정된 바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어, 정치권의 기대와 기업 의사결정 사이의 온도 차가 뚜렷하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8일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조만간 대규모 투자 프로젝트를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정치권 소식통들 사이에서는 이달 29일 청와대 토론회에서 주요 그룹의 지방 투자 계획이 공개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현대차 새만금 9조원이 쏘아 올린 신호탄

대기업의 지방 대규모 투자가 현실화한 계기는 올해 2월 현대차그룹의 새만금 투자 결정이었다. 현대차그룹은 전북 새만금 부지 112만4,000㎡(약 34만 평)에 AI 데이터센터, 로봇 제조·부품 클러스터, 수전해 플랜트, 태양광 발전 등을 아우르는 혁신성장 거점을 조성하는 데 9조원을 단계적으로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이 발표 이후 “다음 투자 순서는 전남·광주”라는 기대가 정치권과 지역사회로 퍼졌다. 이 대통령이 기자회견에서 “영호남 문제에서 호남에 좀 더 균형을 맞춰야 한다”고 밝힌 것도 이러한 시각을 뒷받침하는 발언으로 해석된다.

패키징 공장이 먼저…광주 첨단3지구가 유력 후보지

삼성·SK 반도체 지방 투자 검토
국가 AI데이터센터 / 광주시, 연합뉴스

업계에서는 이번 라운드 호남 투자의 핵심이 반도체 후공정, 특히 첨단 패키징 공장이 될 것으로 분석한다. 패키징은 웨이퍼 공정을 마친 칩을 조립·포장해 HBM 등 최종 제품으로 완성하는 마지막 단계다. 전공정 팹에 비해 전력과 용수 소요가 적어 신규 지역에도 입지가 가능하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삼성전자는 광주 첨단3지구를 패키징 공장 후보지로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작년 12월 K-반도체 육성 전략 보고회에서 광주를 첨단 패키징 기지로 육성하는 ‘남부권 반도체 혁신벨트’ 구상을 공개한 바 있다. 362만㎡ 규모의 첨단3지구는 국가 AI 데이터센터, 경제자유구역, 연구개발특구 지정을 갖춘 AI 융합 산업단지로 개발 중이다.

SK하이닉스도 패키징을 포함한 후공정 시설 일부를 호남 또는 충청에 배치하는 시나리오가 거론된다. SK하이닉스는 이미 올해 충북 청주에 첨단 패키징 전용 팹(P&T7) 건설 계획을 발표하며 19조원 투자를 공식화한 상태다. 시장에서는 청주 P&T7과 호남 거점 간 역할 분담이 논의의 기준점이 될 것으로 본다.

전공정 팹 유치는 중장기 과제…해남 솔라시도는 ‘에너지 카드’

삼성·SK 반도체 지방 투자 검토
솔라시도 기업도시 재생에너지 산단 / 해남군, 연합뉴스

전남도는 후공정 공장을 넘어 전공정까지 처리하는 반도체 팹(Fab) 유치를 목표로 내세우고 있다. 반도체 팹 1기는 부지 약 20만 평, 전력 1GW, 용수 20t 규모의 대규모 인프라가 필요하며, 유치 시 수만 명의 직·간접 고용 효과가 기대된다. 전남도 후공정 패키징 공장 한 곳만 들어서도 500∼2,000명 규모의 고용과 상당한 지방세 수입이 발생할 것으로 추산한다.

이런 맥락에서 해남 솔라시도가 전공정 팹 후보지로 주목받고 있다. 솔라시도는 영산강 간척지에 조성된 5.4GW 규모의 태양광 집적화단지와 연계해 저렴한 재생에너지를 공급하는 RE100 기반 에너지 자립도시를 지향한다. 넓고 저렴한 부지와 풍부한 용수, 삼성 SDS 컨소시엄이 추진하는 국가 AI 컴퓨팅센터 후보지 선정 이력도 경쟁력으로 거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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