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의 시간을 품은 산사”… 한 걸음마다 국보를 만나는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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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이 머무는 산사
지리산이 품은 문화유산
걷는 순간 깊어지는 여행
국보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전남광주통합특별시 구례 화엄사)

전남광주통합특별시 구례군 지리산 남쪽 기슭에는 1,500년에 가까운 시간을 품은 천년고찰 화엄사가 자리한다.

수많은 문화유산과 아름다운 자연경관이 공존하는 이곳은 단순한 사찰을 넘어 한국 불교문화와 전통 건축의 정수를 만날 수 있는 대표적인 여행지로 손꼽힌다.

화엄사는 백제 성왕 22년인 544년 연기조사가 창건한 것으로 전해진다. 절 이름 역시 불교 경전인 『화엄경』에서 유래했다.

이후 자장율사와 도선국사 등이 중창하며 사세를 키웠고, 통일신라 시대에는 화엄사상의 중심 도량으로 자리매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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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전남광주통합특별시 구례 화엄사)

그러나 화엄사의 역사는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임진왜란 당시 대부분의 전각이 불타는 큰 피해를 입었으며, 조선 인조 때 벽암대사가 중창을 시작해 약 7년 만에 오늘날의 모습을 갖추게 됐다.

한국전쟁 당시에도 화엄사는 또 한 번의 위기를 맞았다. 지리산 일대가 격전지가 되면서 사찰 역시 소실될 위기에 놓였다.

하지만 당시 현장 지휘관이 문화유산 보존의 중요성을 고려해 전각을 지켜냈다는 일화는 지금도 화엄사를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는 역사로 전해진다.

화엄사의 가장 큰 매력은 오랜 역사와 함께 뛰어난 건축미를 직접 걸으며 만날 수 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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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전남광주통합특별시 구례 화엄사)

일주문을 지나 금강문과 천왕문을 차례로 통과하면 일반적인 사찰과는 조금 다른 공간 구성이 이어진다. 보제루 아래를 통과하지 않고 옆으로 돌아 중심 영역으로 들어서는 독특한 동선은 화엄사만의 개성을 보여준다.

넓은 마당에 들어서는 순간 동·서 오층석탑이 먼저 시선을 사로잡고, 그 뒤로 각황전과 대웅전이 웅장한 모습으로 여행객을 맞이한다.

가장 상징적인 건축물은 단연 국보 각황전이다. 현재 남아 있는 우리나라 목조건축 가운데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전각으로, 웅장한 외관은 물론 내부 천장까지 시원하게 이어지는 높은 공간감이 깊은 인상을 남긴다.

숙종이 직접 ‘각황전’이라는 이름을 내렸다고 전해지는 이 건물은 화엄사의 상징이자 한국 전통 목조건축의 걸작으로 평가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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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전남광주통합특별시 구례 화엄사)

각황전 앞마당에 우뚝 서 있는 국보 석등도 반드시 둘러봐야 할 문화유산이다. 높이 6.3m에 달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석등으로, 통일신라 시대 석조 예술의 정교함과 균형미를 보여주는 대표 작품이다.

대웅전 왼편 효대로 오르면 화엄사의 또 다른 국보인 사사자삼층석탑이 모습을 드러낸다. 네 마리 사자가 탑을 떠받치는 독창적인 형태는 국내에서도 보기 드문 구조다.

이 밖에도 동·서 오층석탑, 대웅전, 원통전, 범종각, 운고각, 승탑군 등 화엄사 곳곳에는 시대를 달리하는 문화유산이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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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전남광주통합특별시 구례 화엄사)

화엄사는 연중무휴로 운영되며 관람료는 무료다. 일몰 이후에는 입장이 제한되며, 무료 주차장과 편의시설도 마련돼 있다.

인근에는 지리산국립공원, 섬진강, 쌍계사, 매화마을 등 대표 관광지가 가까워 함께 둘러보기 좋은 여행 코스로 손꼽힌다.

천년의 시간을 견뎌낸 전각과 국보 문화유산, 그리고 지리산이 품은 고요한 풍경.

화엄사는 빠르게 소비하는 관광지가 아닌 천천히 걸으며 역사와 자연을 함께 마주하는 여행의 가치를 다시 일깨워주는 공간으로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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