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 경제 성장률이 뒷걸음질 치는 가운데, 한국만 홀로 치고 나갔다. 국제통화기금(IMF)이 한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선진국 그룹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리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IMF는 7월 8일 발표한 세계경제전망(WEO) 업데이트에서 2026년 한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2.6%로 수정 전망했다. 지난 4월 전망치인 1.9%에서 불과 석 달 만에 0.7%포인트(p) 올린 것으로, 발표 대상인 주요 30개국 가운데 이란과 함께 상향 폭이 가장 크다.
같은 선진국 그룹에서 미국(2.3%)과 스페인(2.1%)만이 2%대를 기록했고, 독일·프랑스·이탈리아 등 주요 유럽 국가들은 모두 1%를 밑돌았다.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가 3.1%에서 3.0%로 오히려 소폭 하향된 것과 대조적이다.
1분기 7.5% ‘깜짝 성장’이 방아쇠 당겼다
이번 대폭 상향의 직접적 배경은 올해 1분기의 예상 밖 성장이다. 한국의 2026년 1분기 실질 GDP 성장률은 연율 기준 7.5%를 기록했다. IMF가 4월 전망 당시 가정했던 1.8%를 무려 5.7%포인트 웃도는 수치다.
IMF는 이번 보고서에서 한국을 대만·태국·말레이시아와 함께 ‘AI 관련 하드웨어 순수출 상위 4개국’으로 명시했다. 이 4개국의 평균 성장률 서프라이즈(실제 대비 예상치 초과 폭)는 연율 기준 4.4%p에 달했지만, 나머지 국가들의 평균은 –0.3%p에 그쳤다고 IMF는 분석한다.
IMF는 “한국이 중동산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구조임에도, 반도체와 AI 하드웨어 수출 호조가 유가 상승과 중동 전쟁의 부정적 영향을 상쇄했다”고 설명한다.

국내외 주요 기관, 일제히 ‘한 방향’
IMF의 이번 상향은 독립적인 판단이 아니라 국내외 기관의 공통된 인식 변화로 읽힌다. 앞서 한국은행은 2.0%에서 2.6%로, KDI는 1.9%에서 2.5%로 올렸고, OECD도 지난달 1.7%에서 2.6%로 0.9%p나 상향했다.
내년(2027년) 전망치도 IMF는 2.1%에서 2.5%로 0.4%p 올렸다. 이 역시 선진국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이며, 한국은행(2.1%)·KDI(1.7%)·OECD(1.9%)의 내년 전망치를 모두 상회한다. 재정경제부는 “2026·2027년 전망이 동반 상향된 것은 반도체·AI 성장 모멘텀이 내년에도 이어질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평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