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0원선 무너졌다”… SK하이닉스 45조 원 달러 폭탄에 외환시장 요동친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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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스닥 상장 급등 초입
SK하이닉스 나스닥 ADR 상장 / 연합뉴스

2026년 들어 외국인 투자자가 국내 증시에서 1~5월에만 114조2,240억원을 순매도한 가운데, 7월 들어 그 기세가 다소 꺾이고 있다. SK하이닉스의 나스닥 상장과 환율 안정이 단기 완화의 배경으로 꼽히지만, 증권가는 이를 ‘구조적 귀환’과는 거리가 멀다고 선을 긋는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7월 1~7일 하루 평균 2조4,960억원을 순매도했다. 특히 7일 하루에만 2조9,299억원이 빠져나갔다. 그러나 8일(3,390억원 순매수)과 9일(1,428억원 순매수)을 기점으로 흐름이 바뀌며, 8~10일 평균은 517억원 순매수로 전환됐다.

숫자로 본 ‘2026 셀 코리아’…완화인가, 잠깐의 숨고르기인가

외국인의 국내 증시 이탈은 올해 내내 이례적인 강도로 이어졌다. 2025년 한 해 순매도 규모가 약 11조8,000억원에 불과했던 것과 달리, 2026년에는 5개월 만에 114조원을 넘어섰다. 특히 3월 43조5,050억원, 5월 47조190억원의 순매도가 집중되며 ‘역대급 셀 코리아’라는 평가가 나왔다.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는 9일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에서 “한국 주식 가격이 많이 올라 외국인이 비중을 줄이는 과정에서 매도세를 이어가고 있다”며 “올해 후반기에는 매도세가 잦아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본주 급락 속 변동성
연합뉴스

SK하이닉스 ADR, ‘기업판 통화스왑’ 효과 냈다

7월 10일 SK하이닉스는 나스닥 글로벌 셀렉트 마켓에 주식예탁증서(ADR)를 상장했다. 신규 발행 주식은 최대 1,779만 주, 목표 공모 금액은 최대 45조4,500억원(약 290억 달러)에 달해 알리바바(2014년) 이후 최대 규모 ADR 딜 중 하나로 평가된다.

이 대규모 달러 조달은 원/달러 환율을 1,500원 선까지 끌어내리는 효과를 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에는 정부가 통화스왑 효과를 가져왔다면, 지금은 기업이 확보된 달러 물량을 국내에 출회해 외환시장 안정을 유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SK하이닉스가 조달한 자금은 국내 반도체 공장 신·증설과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도입 등 AI 메모리 생산능력 확대에 쓰일 예정이다.

반도체 ‘리레이팅’ 없이는 외국인 귀환 없다

그러나 증권가는 단기 매도 진정이 구조적인 자금 유입으로 이어지기는 이르다고 진단한다. 핵심 논거는 ‘반도체 멀티플(배수)’이다. 코스피 시가총액에서 반도체 대형주의 비중이 절대적인 만큼, 외국인 수급은 이 섹터의 밸류에이션 재평가와 사실상 연동된다는 것이다.

iM증권 김준영 연구원은 “역사적으로 외국인 수급은 반도체 멀티플 추이에 따라 움직인다”며 “리레이팅은 아직 거리가 먼 이야기로, 당장 외국인 수급이 유의미하게 유입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AI 수익화 캐즘에 대해 “매출이 안 늘어서가 아니라, 늘어도 CAPEX(자본 지출)를 못 따라가서 벌어진다”고 설명하며, 방향은 맞지만 과정은 거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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