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알 낳는 거위’ SK하이닉스… 미국 상장 직전 주가 25% 급락했던 ‘속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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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스닥 데뷔와 급등 현장
SK하이닉스 나스닥 상장 / 연합뉴스

역대 외국 기업 최대 규모의 미국 상장을 이룬 SK하이닉스를 두고, 그 과실을 차지하려는 이해관계자들의 충돌이 본격화하고 있다. 블룸버그의 투자은행가 출신 칼럼니스트 슐리 렌은 12일(현지시간) “이제 모두가 이 ‘돈나무’를 흔들고 싶어 한다”고 단언했다.

SK하이닉스는 지난 7월 10일 미국 나스닥에 미국예탁증서(ADR) 형태로 상장해 약 265억달러를 조달했다. 공모가 149달러로 출발한 ADR은 첫날 168달러에 마감해 12.8% 상승했으며, 이는 2014년 알리바바의 250억달러 상장을 추월한 사상 최대 외국 기업 IPO 기록이다.

정부는 ‘생산능력’을 국부와 등치시킨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6월 29일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에서 삼성전자·SK하이닉스를 ‘국민 영웅’으로 칭하며 반도체·AI 데이터센터·물리적 AI를 3대 축으로 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SK하이닉스는 산업화가 덜 된 남서부 호남 지역에 삼성전자와 함께 약 800조원 규모의 반도체 클러스터를 조성하기로 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AI 데이터센터에 약 1,000조원, 반도체 공급 확장에 약 1,100조원을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용인 클러스터 완공 시점도 2045년에서 12년 앞당기겠다고 했다. 렌은 “정부는 편리하게 생산능력을 국부와 동일시했다”며 “이는 2025년 겨우 1% 성장한 경제를 도약시키는 가장 쉬운 방법”이라고 비판했다.

공모가 확정과 상장 규모
연합뉴스

미국 역시 이 구도에서 비껴나 있지 않다. 러트닉 상무장관은 SK하이닉스에 미국 내 생산 확대를 지속적으로 압박해 왔으며, 최 회장은 기존 350억달러 규모의 투자 계획보다 “훨씬, 훨씬 더 큰 투자”를 약속한 것으로 전해졌다.

설비투자 확대, 곧 주주환원 확대는 아니다

SK하이닉스 경영진은 AI용 고대역폭 메모리(HBM) 공급 부족이 월가의 낙관적 전망보다 더 길게, 최소 2030년 이후까지 지속될 것으로 본다. 이를 근거로 생산능력을 2배 이상 확대하는 계획을 추진 중이다. 실제 SK하이닉스의 매출은 2023년 대비 2025년 약 3배로 늘었고, 2026년에는 애널리스트 컨센서스 기준으로 또 한 번 3배 성장이 전망된다.

렌은 그러나 “생산능력을 두 배로 늘린다고 반드시 주주환원을 두 배로 늘리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한다. 향후 5년 내 대규모 공급이 시장에 쏟아져나올 경우, 취약한 수급 균형이 무너지고 잠재적 다운턴을 심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반도체가 강한 사이클 산업이라는 점이 핵심 경고의 근거다.

수백만 소액주주와 뒤늦게 합류한 미국 투자자

국내에서는 SK하이닉스가 사실상 ‘국민주’가 된 상황이다. 한국 주가는 2026년 들어 약 229~234% 급등했지만, 미국 상장 직전 3주 동안 약 25% 급락했다.

렌은 “최 회장에게는 답해야 할 수백만 명의 소액 투자자들이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신규 투자자를 향해서는 “뒤늦게 합류한 만큼 신중해야 한다”고 당부하며 과열된 밸류에이션과 공급 사이클 리스크를 경계 요인으로 꼽았다.

렌은 또한 “블록버스터급 상장이 한국의 세계 경제 무대 등장을 알리는 신호이지만, 동시에 잠재적 사회적 위험도 수반한다”고 결론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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