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명이 독식’…AI 랠리가 만든 재벌 주식재산 ‘양극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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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 회장 주식평가액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왼쪽)과 최태원 SK 회장 / 연합뉴스

국내 증시가 활황을 기록한 2026년 2분기, 대기업 총수들의 주식재산 지형도가 극단적으로 갈렸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두 명의 자산이 폭발적으로 불어나는 동안, 나머지 44명의 주식평가액은 오히려 뒷걸음질쳤다.

기업분석 전문 한국CXO연구소가 14일 공개한 ‘2026년 2분기 주요 그룹 총수 주식평가액 변동 조사’ 결과가 이 같은 구조적 불균형을 수치로 드러냈다. 조사는 공정거래위원회가 관리하는 대기업 집단 총수 46명을 대상으로, 3월 31일과 6월 30일 종가를 기준으로 주식평가액을 산정했다.

46개 그룹 총수 전체의 주식평가액 합계는 104조 4,301억원에서 133조 6,207억원으로 28% 증가했다. 그러나 이재용·최태원 회장을 제외하면 나머지 총수들의 합산 주식평가액은 오히려 8.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재용 91%·최태원 177%…AI 반도체가 바꾼 부의 지형

이재용 회장의 주식평가액은 3월 말 30조 9,414억원에서 6월 말 59조 1,878억원으로 28조 2,463억원 늘어 증가액 1위를 기록했다. 증가율은 91.3%다.

이 같은 급등은 삼성전자의 역대급 실적과 맞닿아 있다. 삼성전자는 2분기 잠정실적으로 매출 171조원, 영업이익 89조 4,00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29%, 1,810% 증가했다. 증권가에서는 이 실적을 근거로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48만~59만원 수준으로 잇달아 상향 조정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 회장 주식평가액
연합뉴스

최태원 회장은 3조 9,101억원에서 10조 8,259억원으로 6조 9,158억원이 늘어 증가율 176.9%로 전체 1위에 올랐다. 이로써 최태원 회장은 처음으로 ’10조 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1조 클럽’ 16명…삼성 일가는 총수 외곽에서도 최상위권

6월 말 기준 주식재산 1조원을 넘는 총수는 16명으로 집계됐다. 이재용 회장에 이어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11조 8,944억원), 최태원 회장 순으로 10조원 이상 보유자가 세 명이었다.

1조 클럽 명단에는 정의선 현대차 회장(7조 7,577억원), 조현준 효성 회장(4조 5,523억원),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4조 1,917억원),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3조 6,412억원), 방시혁 하이브 의장(2조 5,263억원), 이해진 네이버 의장(1조 2,198억원) 등이 포함됐다.

공정위 지정 총수가 아닌 인물 가운데서는 홍라희 리움 명예관장(24조 4,193억원),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23조 4,923억원), 이서현 삼성물산 사장(21조 6,393억원) 등 삼성 일가가 최상위권을 형성했다.

“3분의 2 종목이 하락”…3분기 조정 경고음

화려한 수치 뒤에는 이면이 있다. 한국CXO연구소에 따르면 총수들이 보유한 약 150개 종목 중 2분기에 주가가 오른 것은 3분의 1에 불과했다. 나머지 3분의 2는 하락했다는 의미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소장은 “3분기에는 실적 대비 주가가 더 오른 종목에서 조정이 나타나고, 개인 차익실현 매물과 대외 변수가 겹치면서 주식 시장 등락이 더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증가율 기준으로 1,000억원 이상 늘어난 총수가 조현준 효성 회장(9,713억원), 구광모 LG 회장(3,862억원), 정지선 현대백화점 회장(2,601억원) 등 일부에 그친 것도 같은 맥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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