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보조금 예산 잇단 소진

올해 전기차 판매량이 급증하면서 각 지자체의 보조금 예산이 빠르게 소진되고 있다. 전국 평균 소진율이 70%를 넘었고, 일부 지역은 이미 지급이 종료됐다.
지난해 전기차 화재 사고 여파로 침체했던 수요가 신차 출시 효과에 힘입어 반등한 것이 주요 요인으로 분석된다.
예산 다 써버린 지자체들…“보조금 없습니다”
광주광역시, 경기 부천·의정부·평택시는 이미 보조금이 바닥났고, 대전과 원주 등도 남은 물량이 100대가 채 되지 않는다. 인천시는 민원 폭주로 업무가 마비될 지경이라며 공지문까지 내걸었다.
무공해차 통합 누리집에 따르면 7월 말까지 전국 159개 지자체가 지급한 전기차는 6만9646대로, 공고된 민간 물량 9만5683대의 72.8%를 채웠다.
올해는 차량 가격이 8500만원 미만일 경우 국고 최대 580만원, 지방비 최대 1100만원의 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 지난해 같은 시기 전국 보조금 소진율은 65.4% 수준에 그쳤고, 절반 이상 예산이 남았던 지자체도 많았다.
신차 효과에 수요 반등…정부는 정책 유지 방침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기차 신차 판매량은 9만3569대로 전년 동기 대비 42.7% 늘었다. 전체 신차 중 전기차 비중은 11.1%다.
상반기 출시된 신차 9종 중 5종이 전기차였고, 그중 기아 EV3는 1만2299대를 팔며 베스트셀링카로 등극했다. 테슬라의 모델 Y도 4년 만에 부분 변경을 거쳐 출시된 후 상반기 1만5432대가 팔려 전년 대비 53.7% 증가했다.
김성환 환경부 장관은 지난 4일 “전기·수소차 비중이 30%에 도달할 때까지 보조금 정책을 중단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내연차를 처분하고 전기차를 구매할 경우 기존 보조금 외에 추가로 지원하는 ‘내연차 전환지원금’ 신설도 검토 중이다.
보급 확대 위한 과제는 여전…충전 인프라도 문제
환경부는 2030년까지 무공해차 450만 대 보급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올해 6월까지 누적 보급량은 84만5000대, 이 중 전기차는 77만4878대로, 연평균 50만 대 이상을 더 늘려야 목표 달성이 가능하다.
하지만 충전 인프라 문제는 여전히 발목을 잡고 있다. 수도권의 전기차 등록 비중은 약 30%인데, 충전기는 전체의 절반에 달하는 20만7565기가 몰려 있다. 지방의 인프라 확충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전기차가 다시 주목받기 시작한 지금, 정부와 지자체가 안정적인 공급과 인프라 확충에 얼마나 빠르게 대응하느냐가 향후 보급 속도를 좌우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