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경기 침체래?”… 소형차 판매 반등으로 극단적 양분화 현상 가속화 ‘어쩌나’

소형차 급부상, 중형차 부진
프리미엄 찾는 대형차 수요
완성차 업계 전략 전면 재편
소형차
The 2025 EV3 / 출처 : 기아

작지만 알찬 기아 EV3, 셀토스 같은 소형 SUV가 반격에 나서 국내 자동차 시장을 흔들고 있다. 유지비와 가성비를 우선하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소형차 판매가 급증하고 있다.

반면, 한때 ‘무난한 선택’으로 불렸던 중형차는 점점 외면받고 있으며, 고급감과 공간을 중시하는 소비자들은 프리미엄 대형차로 몰리고 있다.

잘 나가는 소형차, 이유는 분명하다

소형차
The 2025 Seltos / 출처 : 기아

국내 소형차는 올해 들어 판매량에서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하고 있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4월 소형차 등록 대수는 1만 6,786대로 전년 동기 대비 50.7%나 뛰었다. 1분기 전체 판매도 전년 대비 36% 늘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기아의 소형 SUV 셀토스와 EV3가 인기를 견인하고 있다. 셀토스는 올해 4월까지 2만 309대가 판매돼 국산차 중 상위권에 올랐고, EV3는 4월에만 3,388대를 팔며 전월 대비 34% 성장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흐름이 경기 침체와 맞물려 있다고 본다. 한 관계자는 “과거에는 차량 크기나 고급감이 우선 고려 대상이었다면, 최근엔 유지비와 실용성을 중시하는 소비자가 늘었다”며 “합리적인 가격대의 소형차에 수요가 집중되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말했다.

‘무난한 중형차’의 몰락

소형차
IONIQ 9 / 출처 : 현대차

이런 변화 속에서 중간 체급 차량의 입지는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4월 기준 경형차는 전년 대비 37.5% 감소했고, 준중형차는 8.7% 줄었다. 반면, 중형차는 4만 5,202대로 전년 대비 27.7% 증가했지만, 전반적인 흐름에선 점차 밀려나는 분위기다.

과거 ‘실속형 패밀리카’로 자리 잡았던 중형과 준중형 세단은 이제 좁은 실내, 제한적인 기능, 전동화 경쟁력 부족 등의 이유로 외면받고 있다.

제조사들도 수익성이 떨어지는 이들 차급에 대한 투자를 줄이고, 소형 전기차나 고급 대형 SUV에 집중하는 구조 재편이 본격화된 셈이다.

“요즘 소비자들은 ‘애매한 중간’보다는 확실한 기준에 따라 차량을 선택한다”는 업계의 진단은 점점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고급감 찾는 소비자들, 대형차로 눈 돌린다

소형차
The all-new PALISADE / 출처 : 현대차

소형차와는 정반대로, 넉넉한 공간과 고급스러운 사양을 원하는 소비자들은 대형차에 눈을 돌리고 있다. 4월 대형차 등록 대수는 1만 9,807대로, 소형차 못지않은 48.6%의 성장률을 보였다.

완성차 업계는 이 흐름에 발맞춰 고급 SUV 및 전기 대형차 모델을 강화하고 있다. 현대차는 팰리세이드와 전동화 모델 아이오닉 9, 기아는 대형 전기 SUV EV9을 앞세워 고급 수요를 겨냥한다.

소형차
EX30, EX90 / 출처 : 볼보

수입차 브랜드들도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볼보는 소형 전기 SUV EX30과 함께 대형 SUV EX90 출시를 예고했고, 렉서스는 럭셔리 SUV LX700h, 캐딜락은 에스컬레이드의 신형 모델을 선보였다.

자동차 시장의 새로운 룰…‘확실한 선택만 살아남는다’

소형차
The 2025 EV9 / 출처 : 기아

이제 자동차 시장의 선택 기준은 명확해졌다. 유지비를 줄이고 실속을 챙기려는 소비자는 소형차로, 프리미엄 사양과 공간을 중시하는 소비자는 대형차로 옮겨가는 양상이 뚜렷해 그 사이에 있던 중형급 차량은 ‘모호한 선택지’로 밀려나고 있는 추세다.

제조사들은 흐름에 맞춰 두 갈래 전략을 뚜렷이 하고 있다. 하나는 작고 실속 있는 차를 키우는 방향, 다른 하나는 크고 고급스러운 차에 집중하는 것이다. 선택과 집중이 필요한 시점에서, 그 사이에 낀 ‘중간차’는 가장 먼저 밀려나고 있다.

자동차 시장에 이제 중간이 없다. 소비자의 판단은 더 빨라지고 선택은 더 분명해지고 있어, 시장은 작고 실속 있거나 크고 고급스럽거나의 그 둘 사이에서 길은 점점 좁아지고 있다.

Copyright ⓒ 리포테라.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관심 집중 콘텐츠

Reducing Kia's Production Workforce

“기아 EV5, 손꼽아 기다렸는데” … 출시 직전 돌발 변수에 ‘발칵’, 광주공장부터 시작

더보기
Korea's Imported Car Market

“전 세계에서 가장 싸다” … 8년째 그대로, 한국에서만 일어나는 수입차들의 ‘현실’

더보기
Renault Boreal

“셀토스와 스포티지 사이” … 틈새 노린 르노 신형 SUV 보레알, 한국 상륙 가능성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