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정도일 줄이야”, “테슬라·벤츠도 제쳤다” … 전기차 시장 뒤흔든 국산 車 뭐길래

기아 전기차, 배터리 성능 세계 최상
EV6·니로EV, 중고차 감가 부담 적어
테슬라·아우디 제친 국산 기술력 입증

기아의 전기차 EV6가 배터리 성능 저하율에서 전 세계 전기차 중 가장 뛰어난 평가를 받았다.

스웨덴의 중고차 거래 플랫폼 크비드빌(KVDbil)이 최근 공개한 대규모 배터리 성능 테스트에서 EV6와 니로EV는 나란히 1, 2위에 오르며 ‘배터리 내구성 최고 수준’이라는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테슬라와 아우디 등 글로벌 브랜드를 제친 결과로, 국내 전기차 기술력이 세계 시장에서 실질적인 신뢰를 얻고 있음을 보여주는 통계적 근거가 됐다.

성능 저하 거의 없는 EV6, 감가 부담도 적다

전기차 배터리가 시간이 지나면서 성능이 급격히 떨어진다는 인식은 소비자들 사이에서 오랫동안 불안 요소였다. 크비드빌이 최근 스웨덴에서 진행한 실차 테스트는 이런 통념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총 1366대의 중고 전기차 및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를 대상으로 한 분석 결과, 전체 차량의 80%가 출고 당시 배터리 용량의 90% 이상을 유지하고 있었다.

특히 기아 EV6는 조사 대상 전 모델 중 가장 낮은 성능 저하율을 기록했다. 니로EV가 그 뒤를 이었고, 테슬라 모델Y는 이들보다 낮은 순위를 기록했다.

전기차 전문매체 인사이드EV는 “기아 전기차의 배터리 성능은 중고차 시장에서도 강력한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문가 “배터리 수명, 운전 습관이 좌우”

KVD빌의 시험 책임자 마르틴 라인홀드손은 “이처럼 높은 배터리 건강 상태는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이었다”고 전했다. 그는 “기후, 운전자의 충전 습관, 사용 환경 등이 제조사보다 더 큰 영향을 미친다”고 강조했다.

이번 조사에서 측정된 배터리 성능 손실률은 평균 10%로, 영국 전기차 딜러 RSEV가 발표한 결과와 일치했다. 해당 조사에서도 평균 14만 5천 킬로미터를 주행한 전기차들이 초기 용량의 90%를 유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라인홀드손은 “급속충전은 되도록 피하고, 완전충전 상태로 장시간 방치하는 습관은 지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한 배터리를 20~80% 사이로 유지하고, 장기 보관 시엔 40~60%를 유지하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한국산 전기차, 글로벌 브랜드 제쳐

이번 조사에서 배터리 상태가 가장 우수한 브랜드는 기아, 아우디, 오펠, 테슬라, 메르세데스-벤츠 순이었다. 개별 모델 부문에서도 EV6, 니로EV, 테슬라 모델Y, 오펠 모카e, 마쓰다 MX-30이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기아는 PHEV 부문에서도 강세를 보였다. 스포티지와 옵티마는 나란히 1, 2위를 기록하며, 하이브리드 차량에서도 안정적인 배터리 성능을 입증했다.

배터리 내구성이 중고차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시대에서 한국 전기차가 그 기준을 새롭게 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