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알려줬는데 어떻게 받아요”… ’74조’ 예산 구멍 뚫렸다, 어르신들 ‘분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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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연금 수급률 정체 /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기초연금 예산이 2014년 6조9천억원에서 2023년 22조5천억원으로 3배 이상 폭증했다. 하지만 정작 65세 이상 어르신 중 연금을 받는 비율은 67%에 머물며 정부 목표치 70%에 미달하고 있다.

매년 수조원씩 쏟아붓는 대표적 노인 복지 정책이 정작 필요한 사람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 아이러니가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최신 보고서는 이 같은 수급률 정체 현상을 복지 사각지대가 구조적으로 발생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현재 779만명이 받고 있는 기초연금은 2040년 1,207만명으로 급증하며 연간 74조7천억원의 재정을 소진할 전망이다.

복지 확대와 재정 건전성 사이에서 고민하는 정치권에 ‘효율성’ 논쟁을 던지고 있다.

신청주의가 만든 3% 사각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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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연금 수급률 정체 / 출처 : 연합뉴스

수급률 정체의 핵심은 단순한 홍보 부족이 아니라, ‘신청주의’ 원칙이 문제다. 국가가 능동적으로 대상자를 찾는 게 아니라, 어르신이 직접 신청해야만 연금을 받을 수 있는 구조다.

소득인정액 계산은 소득과 재산을 합산하고 각종 공제를 적용하는 복잡한 방식이어서 일반 시민은 물론 행정 담당자조차 혼란을 겪는다.

더 심각한 건 제도 간 충돌이다. 기초생활보장 생계급여 수급자는 기초연금을 받으면 그만큼 생계급여가 삭감돼 오히려 불리해진다.

소득인정액 0원인 117만명(전체 17.4%)과 월 300만원 초과자 15만3천명(2.3%)이 공존하는 기형적 구조다.

해외는 자동 지급, 한국은 ‘본인이 알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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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연금 수급률 정체 / 출처 : 연합뉴스

해외 사례는 한국 제도의 후진성을 드러낸다. 캐나다는 2013년부터 별도 신청 없이 기초연금을 자동 지급하며, 행정 정보를 활용해 대상자를 사전 발굴한다.

스웨덴은 소득비례 연금 신청 시 최저 보증 연금이 자동으로 함께 지급된다. 반면 한국은 오스트리아·이탈리아처럼 신청주의를 고집하고 있다.

보건사회연구원은 “국민연금 청구 시 기초연금 수급 여부를 자동 결정하는 제도 연계”를 제안했다. 행정 기관 간 자료 공유를 통해 국가가 먼저 대상자를 찾아내고, 신청 절차는 형식적 동의 수준으로 단순화하자는 것이다.

보건사회연구원 보고서는 선정 기준 자체를 근본적으로 단순화하지 않으면 절차 개선만으론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기초연금 수급률 정체는 단순한 행정 문제를 넘어 한국 복지 정치의 구조적 한계를 드러낸다. 예산 확대 경쟁에만 몰두하고 전달 체계 혁신은 외면한 결과다.

2030년 914만명, 2040년 1,207만명으로 수급자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제도 재설계 없이는 재정 파탄과 복지 사각지대가 동시에 심화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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