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용 인원 10만 명이 넘는 국내 5대 기업 가운데, 지난해 실제로 일자리가 늘어난 곳은 단 한 곳뿐이다. 쿠팡이 그 주인공이다.
기업분석 전문 한국CXO연구소가 22일 발표한 ‘102개 그룹 대상 2024~2025년 고용 변동 분석’에 따르면, 2025년 말 기준 쿠팡의 전체 고용 규모는 10만 8,131명으로 1년 새 8,250명이 증가했다. 10만 명 이상 고용 기업 중 유일한 증가세다.
이 숫자의 이면에는, 그러나 단순한 ‘고용 호조’로 읽기 어려운 구조적 맥락이 겹쳐 있다.
증가분의 핵심은 물류 자회사 CFS
고용 증가의 상당 부분은 물류 자회사인 CFS(쿠팡 풀필먼트 서비스)에서 나왔다. CFS는 2024년 7만 8,159명에서 2025년 8만 3,676명으로, 1년간 5,517명이 늘었다.
이는 CXO연구소가 집계한 102개 그룹 계열사 중, 고용 인원 1만 명 이상 계열사 가운데 가장 큰 증가 폭이다. 쿠팡 전체 고용 증가분의 약 67%를 CFS 단독이 책임진 셈이다.
쿠팡은 2024년부터 올해까지 3조 원을 투입해 지방에 9개 이상의 물류센터를 건립 중이다. 충북 진천(400명), 전남 장성(450명), 경남 김해(1,450명) 등 비수도권에 집중된 구조다.
‘2만 명 퀵플렉서’…고용 통계 밖의 노동
공식 집계 외부에도 쿠팡이 간접 고용하는 위탁 배송 기사, 이른바 ‘퀵플렉서’가 약 2만 명으로 추산된다. 이들은 플랫폼 노동자 또는 특수고용직에 가까운 지위에 놓여 있어, 통계상 ‘쿠팡 고용 인원’과는 별개로 분류된다.
노동 전문가들은 기업 고용 증가를 평가할 때 직접 고용과 간접 고용을 엄격히 구분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물류·배송 업종 특성상 현장직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고, 단기·교대 근무 구조가 많은 만큼 ‘고용 규모’가 반드시 ‘고용의 질’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는 지적이다.
리스크 속 고용 확대…청년 시장 공략도 병행
쿠팡은 지난해 말 개인정보 유출 사고 여파로 올해 1분기 영업 적자를 기록했고, 최근에는 6,000억 원대의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재무적 부담이 커지는 국면에서도 고용 확대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이 업계의 주목을 받는다.
CFS는 올해 수원·이천·대구에서 대규모 채용 박람회를 열었고, 물류 현장 근무 경험을 채용 과정에서 인정하는 ‘캠퍼스 크루 인증제도’를 도입해 대학 채용설명회도 추진 중이다. 2024년 통계에 따르면 15~29세 청년층의 신규 노동시장 진입 인원이 감소하는 추세여서, 쿠팡의 청년 채용 프로그램이 실질적인 경력 개발 경로를 제공하는지에 대해 노동시장 전문가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