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 삼성전자만 쳐다볼 때…” 글로벌 국부펀드들이 조용히 매집한 K-종목의 ‘정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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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기업 국내 상장사 투자 1년새 30% 증가
연합뉴스

해외 자본이 국내 주요 상장사의 주요 주주로 대거 진입하고 있다. 단순한 포트폴리오 편입을 넘어, 글로벌 국부펀드와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가 5% 이상의 의결권 지분을 확보하며 한국 기업 지배구조 한복판에 발을 들이밀고 있다.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가 2026년 6월 말 기준 시가총액 상위 500대 국내 상장사를 조사한 결과, 해외 기업·펀드의 5% 이상 지분 투자 건수는 총 123건으로 나타났다. 1년 전인 2025년 6월 말(95건)과 비교해 29.5% 증가한 수치다.

국가별로는 미국계 투자사가 69건(56.1%)으로 과반을 차지했다. 유럽(25건), 일본(10건), 중국(8건)이 뒤를 이었다.

블랙록, 1년 새 보유 종목 12개 추가…금융·반도체 전방위 진입

미국계 자본의 선두에는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이 있다. 블랙록은 2025년 말 기준 운용자산 규모가 약 2경원을 넘어선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 1년 사이 5% 이상 투자 종목을 12개 추가하며 국내 19개 기업의 주요 주주로 올라섰다.

블랙록의 국내 주요 투자처는 KB금융(7.41%), 하나금융지주(7.22%), 우리금융지주(7.18%), LG디스플레이(7.16%) 등이다. 삼성전자(5.14%)와 SK하이닉스(5.11%)에도 각각 5% 이상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유럽 자본 중에서는 노르웨이 중앙은행이 가장 적극적인 행보를 보인다. 2026년 3월 코스맥스 지분 5.01%를 처음 취득한 뒤, 장내 매수를 통해 같은 해 6월 말 기준 6.08%까지 지분을 끌어올렸다. CJ대한통운(6.16%) 등 총 6개 국내 기업에서 5% 이상을 보유 중이다.

해외기업 국내 상장사 투자 1년새 30% 증가
해외기업의 국내 상장사 투자 건수 / CEO코스어, 연합뉴스

화장품 투자 건수 1년 새 4배 폭증

업종별로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화장품 섹터에서 나타났다. 화장품 업종의 5% 이상 해외 투자 건수는 2025년 6월 2건에서 2026년 6월 9건으로, 1년 만에 네 배 이상 불어났다.

특히 ODM·OEM 기업 코스맥스에는 글로벌 대형 기관이 집중적으로 몰렸다. 기존에 지분을 보유하던 피델리티인터내셔널(5.33%)에 더해, 최근 1년 사이 싱가포르투자청(6.33%), 노르웨이 중앙은행(6.08%), 싱가포르 정부(5.40%) 등 대형 국부펀드 3곳이 잇따라 5% 이상을 신규 취득했다.

뷰티 브랜드 달바를 운영하는 달바글로벌에는 영국 M&G인베스트먼트(7.58%)와 피델리티인터내셔널(5.06%)이 연달아 대량 투자를 유치했고, 뷰티 디바이스 기업 에이피알에도 피델리티인베스트먼트가 5.01%를 확보하며 주요 주주로 등록됐다.

반도체와 제약·바이오 업종도 각각 전년 대비 투자 건수가 4건씩 증가했다.

해외기업 국내 상장사 투자 1년새 30% 증가
해외기업의 신규 투자 종목 / CEO코스어, 연합뉴스

텐센트, K-게임 8곳 지분 확보…외국인 쏠림의 양면

중국 자본은 텐센트를 축으로 한국 게임·엔터사 8곳에 지분을 집중시켰다.

텐센트는 크래프톤 14.01%, 넷마블 18.37%의 2대 주주로 자리하며, 해외 유통망과 IP 활용에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구조를 구축했다. 게임업계 전문가들은 “텐센트식 투자는 경영에 직접 개입하지 않으면서도 IP와 수익배분 구조에 깊숙이 관여하는 방식”이라며, “K-게임 주도권이 점차 희석될 수 있다는 우려를 지울 수 없다”고 전한다.

외국인 자본 유입의 급증은 긍정과 부정의 양면을 동시에 내포한다. 코스피 전체 외국인 지분율이 약 41%에 달하는 상황에서, KB금융(79.96%)·하나금융지주(68.52%) 등 일부 대형주는 이미 외국인 비중이 극도로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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