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10개월 만에 최대폭… 가계대출, 다시 ‘빚투·집값 랠리’에 불붙었다

댓글 0

6월 가계대출 잔액
연합뉴스

정부와 금융당국이 수년간 강도 높은 대출 규제로 억눌러온 가계부채가 다시 빠르게 불어나고 있다. 한국은행이 9일 발표한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1천189조4천억 원으로, 전월 대비 7조6천억 원 증가했다.

이는 2024년 8월(+9조2천억 원) 이후 1년 10개월 만에 가장 큰 증가 폭이다.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이 동시에 급증하며, 가계부채 재확대 국면이 본격화됐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주담대·신용대출 동반 급증… 3개월 연속 ‘가속’

은행권 가계대출은 작년 12월(-2조 원), 올해 1월(-1조1천억 원), 2월(-4천억 원) 등 세 달 연속 감소했다가 3월(+5천억 원)부터 증가로 돌아섰다. 이후 4월 +2조1천억 원, 5월 +6조9천억 원, 6월 +7조6천억 원으로 매달 증가 폭이 확대되는 가속 국면에 접어들었다.

대출 종류별로 보면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945조 원으로 전월 대비 4조3천억 원 늘었다. 이는 2025년 6월(+5조1천억 원) 이후 1년 만에 최대 증가 폭이다. 기타대출(신용대출·마이너스통장 등)은 243조5천억 원으로 3조3천억 원 늘며 여전히 3조 원대 급증세를 이어갔다.

금융권 전체 기준으로는 6월 한 달 동안 8조3천억 원이 늘었다. 올해 들어 6개월 연속 증가세로, 전월(+9조3천억 원)보다는 다소 둔화됐지만 여전히 큰 폭의 증가 구간이다.

수요 반등한 부동산 시장
연합뉴스

‘집값 10% 상승·빚투 재개’… 수요 양쪽에서 불붙어

박민철 한국은행 시장총괄팀 차장은 주담대 급증의 배경으로 수도권 주택시장 과열을 지목했다. 그는 “서울·경기 지역에서 10%를 상회하는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고, 거래량도 장기 평균을 상회한다”면서 “거래가 시차를 두고 영향을 미치면서 주택 관련 대출이 당분간 증가 압력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세시장 구조 변화도 주담대 수요를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분석된다. 전세자금대출 잔액은 2025년 9월부터 10개월 연속 감소 중이다. 박 차장은 이에 대해 “전세의 월세화가 진행된 데다, 전세 수요 일부가 수도권 외곽 지역 매매 수요로 전환하는 모습도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타대출 급증의 배경으로는 ‘빚투(빚을 내어 투자)’ 재확산이 꼽힌다. 박 차장은 “분기 말 매·상각에도 불구하고 개인 주식투자 확대 영향으로 신용대출을 중심으로 큰 폭으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한국은행은 기타대출에 대해 “개인의 주식 투자 상황에 따라 높은 변동성을 보일 것으로 예상돼 각별한 경계감을 가지고 볼 필요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6월 가계대출 잔액
연합뉴스

관리 목표 ‘위험 수위’… KB국민은행 한도 절반 축소

금융당국의 긴장감은 이미 구체적인 수치로 확인된다. 박 차장은 “현재 은행 대출 현황을 보면 금년 가계대출 관리 목표에 상당히 근접했다”면서 “은행 자체적으로 목표를 맞추기 위한 관리 조치를 도입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로 KB국민은행은 오는 10일부터 주택구입 목적 담보대출 한도를 기존 6억 원에서 3억 원으로 절반 축소한다고 밝혔다. 업권별로는 은행권 증가 폭이 확대된 반면, 여전사(-2천억 원)와 저축은행(-3천억 원)은 감소로 전환해 제2금융권의 조이기 움직임도 가시화되고 있다.

0
공유

Copyright ⓒ 리포테라.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