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2위 설탕 수출국’ 인도… 수년간 수출 전면 중단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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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사탕수수 들판 / 연합뉴스

세계 2위 설탕 수출국인 인도가 향후 최소 3년간 설탕을 수출하지 못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엘니뇨로 인한 몬순 약화로 사탕수수 생산량이 급감하는 가운데, 정부가 에탄올 혼합 연료 정책을 강력히 밀어붙이면서 ‘설탕으로 돌아갈 물량’ 자체가 구조적으로 줄고 있기 때문이다.

로이터 통신은 22일(현지시간) 인도 글로벌 농산물 무역업체 메이어 커모디티즈 인디아의 라닐 샤이크 대표를 인용해, 몬순 강우량이 예보대로 적을 경우 인도는 앞으로 수년간 설탕을 수출할 수 없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인도 정부는 이미 이번 시즌 설탕 80만 톤을 수출한 이후 오는 9월 30일 시즌 종료 시점까지 추가 수출을 전면 금지한 상태다.

이 소식이 주목받는 것은 인도가 단순한 대형 수출국이 아니기 때문이다. 인도는 세계 설탕 수출의 약 10~20%를 담당해 왔으며, 이 공급이 장기간 사라질 경우 국제 설탕 가격 전반에 직접적인 충격을 줄 수 있다.

30년 만의 최저 재고…생산 전망도 소비량 하회

인도 당국은 이번 사탕수수 시즌 설탕 생산 전망치를 당초 3,095만 톤에서 2,790만 톤으로 대폭 낮췄다. 이는 연평균 국내 소비량인 2,850만 톤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그 결과 다음 시즌이 시작되는 10월 1일 기준 설탕 재고는 약 350만 톤으로 줄어 30여 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서는 통상 다음 시즌 시작 시 최소 500만~600만 톤 규모의 재고를 ‘안전 재고’로 보는데, 현 전망치는 이를 크게 밑도는 수준이다.

올해 6월 몬순 강수량은 평년 대비 40% 이상 적어, 농민들이 사탕수수 재배를 미루거나 다른 작물로 전환하는 사례도 잇따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인도 당국은 올해 엘니뇨 영향으로 몬순 강수량이 11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보하고 있다.

인도 설탕 수출 문제
사탕수수 수확하는 인도 농민들 / 연합뉴스

‘설탕 vs 에탄올’ 제로섬 구조…사탕수수가 연료로 빠진다

설탕 수급을 더욱 압박하는 변수는 에탄올 혼합 연료 정책이다. 인도 정부는 수입 원유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사탕수수를 설탕 대신 에탄올로 전환하는 국가 바이오연료 정책을 강력히 추진 중이다. 정책 목표는 2025~26년까지 휘발유 내 에탄올 혼합 비율 20%(E20)를 달성하는 것이다.

업계에 따르면 에탄올 수요는 현재의 120억~130억 리터에서 2039~40 회계연도에는 300억 리터 이상으로 두 배 이상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인도 최대 자동차 업체 마루티 스즈키는 이미 인도 최초의 에탄올 혼합 연료 승용차를 출시하며 민간 수요 기반도 닦고 있다.

사탕수수 1톤으로 생산 가능한 설탕과 에탄올의 양은 상호 대체 관계에 있다. 전문가들은 기후 악화로 전체 사탕수수 생산량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에탄올 혼합 목표까지 유지·확대되면, 설탕으로 전환 가능한 물량은 더 빠르게 감소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지적한다.

글로벌 설탕 시장 ‘공급 절벽’ 현실화 우려

인도의 수출 공백이 장기화될 경우, 아시아·중동·아프리카 수입국들은 브라질·태국 등 더 먼 공급지에서 더 높은 가격으로 설탕을 조달해야 하는 상황에 놓인다. 뉴욕 ICE 원당 선물 가격은 이미 2023년 기준 12년 만의 고점인 파운드당 27~28센트 안팎까지 오른 바 있다.

브라질이 설탕 생산 비중을 늘려 완충 역할을 할 수 있지만, 인도 공백을 전량 메우기는 어렵다는 것이 시장의 중론이다. 세계 2~3위 수출국인 태국 역시 엘니뇨에 취약해 인도와 동시에 작황이 악화될 경우 가격 급등 리스크는 더욱 커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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