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투자 열풍이 스마트폰 소비자 지갑까지 직격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올해 하반기 출시 예정인 아이폰18 프로맥스(12GB·1TB) 모델의 부품 원가(BOM)가 전작 아이폰17 프로맥스 대비 약 300달러(약 45만원) 증가할 것으로 분석했다.
이 여파로 업계는 아이폰18 프로와 프로맥스의 미국 출시 시작가가 전작보다 각각 약 200달러(약 30만원) 오를 가능성을 제기한다. 아이폰17 프로(1,099달러)·프로맥스(1,199달러)를 기준으로 단순 계산하면, 아이폰18 프로맥스의 시작가가 약 1,399달러에 달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메모리 가격, AI 수요에 분기당 90% 폭등
원가 급등의 핵심 원인은 메모리 반도체 가격의 이상 급등이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TrendForce)에 따르면 서버 DRAM 계약 가격은 2026년 3분기에만 전 분기 대비 13~18% 추가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모바일 메모리 계약 가격 역시 2026년 초 분기 기준으로 약 90%까지 급등한 것으로 추산된다.
배경에는 생성형 AI 붐으로 인한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데이터센터 투자 폭증이 있다. 메모리 업체들이 고마진 AI용 고대역폭메모리(HBM)와 서버 DRAM 생산에 제조 역량을 집중하면서, 스마트폰·PC용 범용 메모리 공급이 상대적으로 줄어드는 구조가 형성됐다는 분석이다.
그 결과 소비자용 IT 기기에서 메모리가 전체 BOM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기존 약 20% 수준에서 30% 이상으로 불어난 것으로 추산된다.
애플, 이미 맥·아이패드 최대 300달러 올렸다
애플은 지난달 25일 온라인 스토어를 통해 맥북과 아이패드 주요 라인업의 가격을 일제히 조정했다. 맥북 에어는 200달러 인상된 1,299달러, 맥북 프로는 300달러 오른 1,999달러로 책정됐다. 아이패드 에어와 아이패드 프로도 각각 150달러, 200달러씩 인상됐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아이폰18 프로 시리즈의 원가 상승 요인으로 메모리 가격 급등과 함께 2나노(2nm) 공정 기반 시스템온칩(SoC) 채택, 최신 패키징 기술 도입을 지목했다. 반면 디스플레이와 일부 기타 부품 원가는 전작보다 낮아질 것으로 예상됐으며, 카메라는 신기술 적용으로 소폭 오를 전망이다.
메모리와 SoC 쪽 상승 폭이 워낙 커, 부품 원가 합계는 결국 약 300달러 순증 방향으로 귀결된다.
‘IT 가격 도미노’ 소비자까지 번지나
업계에서는 BOM이 300달러 오르는 상황에서 소비자 판매가가 200달러 인상에 그친다면, 애플이 나머지 비용을 내부 마진에서 흡수하거나 고용량 옵션 모델에서 추가 회수하는 전략을 선택할 것으로 예상한다. 반도체 업계 전문가들은 “메모리 공급 부족 국면이 아직 정점을 찍지 않았을 수 있다”며 “애플이 원가 상승분을 소비자에게 전가하기 시작한 것이 맥·아이패드에 이어 아이폰까지 이어지는 신호일 수 있다”고 진단한다.
한편 플래그십 스마트폰 가격 상단이 재조정될 경우 삼성·구글 등 안드로이드 진영과의 가격 경쟁 구도도 달라질 수 있다. 이미 1,000달러를 넘어선 프리미엄 스마트폰이 200달러 추가 인상될 경우 소비자 교체 주기 장기화와 수요 둔화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아이폰18 초기 판매 추이가 향후 핵심 변수로 부상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