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17일, 이란의 미사일이 카타르 라스라판 가스 시설을 강타했다. 세계 LNG 공급의 20%를 책임지는 카타르의 액화 설비 17개 중 2곳이 파괴되며, LNG 수출 능력의 17%가 한순간에 증발했다.
카타르에너지는 즉각 한국을 포함한 주요 수입국들에 ‘불가항력’을 선언했고, 전문가들은 복구에 최소 3~5년이 걸릴 것으로 전망한다.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LNG 물량이 급감하며 국제 가스 가격은 폭등했고, 선박 용선료마저 치솟았다. 가스를 전량 수입하는 국가들은 에너지 패닉에 빠졌다.
그런데 유독 한국 정부와 한국가스공사만큼은 “대체 도입선 확보로 수급에 문제가 없다”며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그 배경에는 지난 수년간 철저히 준비해온 두 가지 전략이 있다.
중동 의존도 33%에서 20%로, 철저한 다변화

한국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지켜보며 특정 지역 위험이 국가 전체 위기로 번지는 것을 경험했고, 이후 수입 지도를 전면 재편했다.
2024년까지만 해도 33%에 달했던 중동산 LNG 비중을 2025년 말 기준 20% 미만으로 대폭 낮췄다. 특히 이번 사태의 중심인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해야 하는 카타르산 물량은 전체 14% 수준까지 축소했다.
그 빈자리는 호르무즈 해협과 무관한 오세아니아와 북미로 채웠다. 2025년 미국과 연간 330만 톤 규모의 장기 계약을 체결했고, 일본 최대 LNG 수입사 JERA와는 위기 시 물량을 상호 대여하는 협력 체계까지 구축했다.
청와대는 “카타르산 도입 차질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대응 중”이라고 밝혔지만, 시장에서는 이미 준비된 대응 체계가 작동하고 있다는 평가다.
‘지분 물량’ 106만톤, 전략 자산의 위력

더 중요한 비결은 가스공사가 해외 자원 개발에 직접 참여해 확보한 ‘지분 물량’이다. 단순히 돈을 주고 사오는 방식을 넘어, 가스전의 지분을 가져 가스공사가 직접 소유권과 운용권을 갖는 구조다.
이 물량은 국내 상황이 급할 때는 전량 국내로 들여오고, 여유가 있을 때는 제3국에 팔 수도 있는 전략 자산이다.
가스공사는 호주의 프렐류드 사업과 2025년부터 본격 가동된 LNG 캐나다 사업을 통해 연간 106만 톤에 달하는 직접 통제 물량을 확보했다.
특히 로키 산맥을 관통하는 험난한 공정을 뚫고 완성된 캐나다 프로젝트는 이번 중동 위기에서 에너지 방파제 역할을 하고 있다.
실제로 가스공사는 2026년 호주와 캐나다에서 생산될 지분 물량 전량을 국내로 들여오기로 전격 결정했다.
에너지 안보, ‘통제 가능한 물량’이 핵심

LNG는 한국 에너지 소비의 20%, 전력 생산의 28%를 차지한다.
컬럼비아대 글로벌 에너지 정책 센터의 이라 조세프는 “카타르가 시장에 복귀하는 시점을 올해 중반 이전으로 보기 어렵고, 그마저도 낙관적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장기 공급 차질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한국이 차분할 수 있는 이유는 단순히 ‘많이’ 확보한 것이 아니라 ‘위기 시 통제 가능한’ 물량을 가졌기 때문이다.
이번 사태는 에너지 안보의 패러다임이 변화했음을 보여준다. 과거에는 장기 계약으로 물량을 확보하면 충분했지만, 이제는 지정학적 리스크가 현실화될 때 직접 통제할 수 있는 자산이 얼마나 있느냐가 관건이다.
시장에서는 향후 주요국들이 단순 수입 계약을 넘어 상류 지분 투자를 확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에너지를 ‘사는 것’에서 ‘소유하는 것’으로의 전환, 그 선제적 대응이 지금 한국을 지키고 있다.











관계자분들 대응력에 감사. 원유도 이런식으로 대응하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