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석유 최고가격제 시행
27일 자정부터 국내 석유제품 최고가격제 2차 고시가 시행됐다. 도매가 기준 리터(L)당 휘발유 1,934원, 경유 1,923원, 등유 1,530원으로 1차보다 각각 210원씩 올랐다.
소비자 구매가는 2,000원대 초반에서 형성될 것으로 정부는 추정했다. 1997년 유가 자유화 이후 29년 만에 시장 가격에 직접 개입한 이 제도가 실효성을 충분히 발휘하고 있느냐를 둘러싼 논쟁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미·이란 전쟁 영향 반영…경유·등유 취약계층 배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2차 최고가격 산정에는 미국·이란 전쟁에 따른 국제유가 급등이 처음으로 반영됐다. 최고가격은 직전 회차 최고가격에 국제가격 변동률을 곱하고 제세금을 더하는 방식으로 결정된다.
계산값은 최종 고시값보다 높았으나, 정부는 정책적 판단과 확대된 유류세 인하율을 반영해 이를 낮췄다. 산업부 관계자는 “국제 가격은 경유가 휘발유보다 높은 상황이지만, 생계용·취약계층 난방용으로 쓰이는 경유와 등유에 배려를 많이 해 인하폭을 키웠다”고 설명했다.
1차 시행 당시 소비자가는 휘발유 최고가 대비 95원 높은 1,819원대, 경유는 102원 높은 1,815원대에 수렴한 바 있다.
“재고 보유 중인데 즉시 가격 인상은 이상”…정부, 점검 경고
제도 시행을 앞두고 주유소 현장에서는 조기 가격 인상 움직임이 이미 포착됐다. 에너지·석유시장감시단에 따르면 27일 오전 4시 기준, 1차 시행 첫 주였던 20일보다 가격을 올린 주유소는 보통휘발유 883곳, 경유 646곳에 달했다.
전국 평균 가격도 휘발유는 25일, 경유는 26일부터 반등하기 시작했다. 2차 인상을 선반영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산업부 관계자는 “주유소마다 보통 5일~2주치 재고를 보유하고 있으며, 해당 재고는 1차 최고가격에 따라 공급받은 것”이라며 “27·28일에 즉시 가격이 오른다면 문제가 의심되는 주유소”라고 경고했다. 정부는 범부처 점검단을 통해 조기 인상 주유소에 대한 현장 점검을 예고했다.
정책 효과 논쟁…실제 낙폭은 예상치 하회
최고가격제의 실효성을 둘러싼 논쟁도 이어지고 있다. 1차 최고가격 고시 전인 3월 11일 공급가 대비 휘발유는 L당 109원, 경유는 218원이 낮아졌으나, 실제 최대 낙폭은 휘발유 79.86원(24일), 경유 103.73원(25일)에 그쳤다. 목표 인하폭에 미치지 못한 셈이다.
에너지 절약이 절실한 시기에 오히려 소비 수요를 자극할 수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반면 산업부 관계자는 “L당 200~500원 인하 효과가 있었으며, 가격 충격이 급작스레 밀려오는 상황에서 부담 완화 역할을 일정 부분 했다”고 반박했다.
시장에서는 2주 단위로 국제유가 변동률을 반영하는 구조상, 국제 원자재 가격의 추가 등락이 3차 고시 방향을 가를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분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