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하루 만에 519포인트 폭락…’AI 버블 논란’이 터뜨린 반도체 패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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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증시 급락
연합뉴스

한국 증시가 하루 만에 500포인트 넘게 무너졌다. 6월 26일 코스피는 전장보다 519.09포인트(5.81%) 급락한 8,411.21에 장을 마쳤고, 장중에는 한때 8,126.84까지 밀리며 낙폭이 9%에 육박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매도 사이드카에 이어 서킷브레이커까지 연달아 발동되며 20분간 매매가 전면 중단됐다.

애플이 당긴 방아쇠…메모리 품귀가 가격 인상으로

이번 급락의 직접적인 방아쇠는 애플의 전격적인 제품 가격 인상이다. 애플은 맥과 아이패드 전 라인업에 약 15~25% 수준의 가격 인상을 적용했으며, 맥북 프로는 최대 300달러, 아이패드 프로는 200달러까지 올렸다.

인상 명분은 AI 데이터센터 수요 폭증으로 인한 메모리·저장장치 원가 급등이다. 애플 주가는 이 소식이 전해진 직후 하루 만에 6%대 급락했다. 동시에 오픈AI가 기업공개(IPO)를 내년으로 미루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소식까지 겹치며, AI 산업의 수익성에 대한 의문이 투자심리를 정면으로 강타했다.

메모리 업계에서는 구조적 배경을 지목한다. 마이크론 등 업체 관계자들은 “애플을 비롯한 빅테크가 오랫동안 과도한 가격 인하를 요구해 공급 여력을 왜곡시켰고, AI 수요가 폭발하자 품귀와 가격 폭등으로 이어졌다”고 지적했다.

메모리 대란과 반도체 공포
메모리 대란과 반도체 공포 / 연합뉴스

외국인 4.6조 ‘집중 매도’…삼성전자·SK하이닉스 직격

수급 측면에서 외국인의 매도 강도는 역대급이었다. 외국인은 삼성전자(2조3,670억 원)와 SK하이닉스(2조3,430억 원)를 중심으로 하루에만 4조6,420억 원을 순매도했다. 기관도 3조8,688억 원을 팔아치웠다.

반면 개인 투자자는 8조1,710억 원을 순매수하며 지수 하단을 방어했다. 글로벌 지수도 동반 약세를 보여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5.29% 급락했고, MSCI 한국지수 ETF는 3.77% 내렸다. 미국 나스닥(-0.24%)과 S&P500(-0.05%)은 상대적으로 낙폭이 작았으나, 온세미컨덕터(-11.6%), 마이크론(-3.5%), AMD·인텔(-2.8%) 등 반도체주는 직격탄을 맞았다.

한편 뉴욕 증시 마감 무렵에는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 인근 이란 군사시설을 공습하고, 이란이 바레인·쿠웨이트 등 미군 기지에 보복하면서 국제유가가 급반등하는 혼란이 더해졌다. 다만 한국 시간 6월 29일 새벽, 양측이 상호 공격 중단에 합의하고 6월 30일 카타르 도하에서 회담을 열기로 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군사적 긴장은 일정 부분 완화됐다.

증권가 “밸류에이션 바닥…7월 수출이 반전 열쇠”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단기 변동성이 커질 수 있지만, 실적과 경기 모멘텀에 근거한 상승 추세는 여전히 유효하다”고 밝혔다. 그는 코스피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이 7.56배로 ‘딥밸류 구간’에 진입했으며, 2010년 이후 평균 선행 PER인 10배 회복만으로도 코스피 1만선 돌파가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번 주 발표될 한국 6월 수출 지표에 주목했다. 그는 “애플 가격 인상과 오픈AI 상장 연기설이 만들어낸 메모리 업황 피크아웃 노이즈를 해소할 수 있는 환기점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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