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500에서 7,000으로 수직낙하”… 트럼프 말 한마디에 요동친 증시의 ‘정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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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반등과 반도체 상승
연합뉴스

이틀 동안 약 10%가 무너진 코스피가 4거래일 만에 반등했다. 그러나 ‘상승’이라고 부르기엔 민망한 하루였다. 장중 7,500선을 훌쩍 넘겼다가 7,000선 아래로 곤두박질친 뒤, 결국 전일 대비 45.12포인트(0.62%) 오른 7,291.91로 마감했다.

한국형 공포지수로 불리는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는 장중 한때 89.64까지 치솟아 90선에 육박했다.

트럼프 발언 한마디에 7,500→7,000 ‘수직낙하’

이날 코스피는 전장 대비 239.85포인트(3.31%) 급등한 7,486.64로 출발해 장중 7,543.86까지 올랐다. 최근 이틀간 급락한 반도체 종목에 저가 매수세가 밀려든 결과였다.

그러나 반등세는 오래가지 못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나토(NATO) 정상회의가 열린 튀르키예 앙카라에서 이란과 체결한 종전 양해각서(MOU)가 “끝난 것 같다”며 추가 타격 가능성을 언급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다. 지수는 순식간에 7,063.76까지 밀렸다. 장중 고점과 저점 간 낙폭이 480포인트에 달했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과의 전쟁이 다시 시작될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덧붙이면서 불안감이 다소 가라앉았고, 지수는 등락을 거듭하다 강보합으로 장을 닫았다. 바레인·카타르 공습경보, 쿠웨이트 미사일 경보 등 걸프 지역 전방위 경보 소식까지 더해지며 시장의 방향성은 끝내 살아나지 못했다.

이란 반다르압바스의 폭발 장면 / 연합뉴스

개인만 1조3천억 던졌다…수급이 드러낸 공포

이날 반등을 이끈 것은 외국인과 기관이었다.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1,434억 원을 순매수하며 이틀 연속 ‘사자’를 이어갔고, 기관도 1조 2,872억 원의 매수 우위를 기록했다. 외국인은 코스피200 선물에서도 1,251억 원을 사들이며 현·선물 동시 매수에 나섰다.

반면 개인 투자자는 홀로 1조 3,274억 원을 순매도했다. 외국인·기관의 저가 매수가 유입되는 구간에서 개인이 공포 심리로 물량을 내던지는 구조가 고스란히 드러났다. 대신증권 이경민 연구원은 “계속되는 중동발 노이즈와 수급 변동성으로 방향성이 부재하며 등락을 반복했다”며 “단기 노이즈가 지속되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되자 업종 전반으로 약세가 전개됐다”고 설명했다.

원·달러 환율도 전일 대비 7.6원 오른 1,506.1원(오후 3시 30분 기준)으로 마감해 원화 약세 흐름이 이어졌다. 지정학 리스크가 고조될 때 달러로 자금이 몰리는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환율에도 반영된 것이다.

SK하이닉스 ADR ‘흥행’, 시장 심리 붙잡을 변수로

하락장 속에서도 시선을 끈 것은 SK하이닉스였다. 7월 10일로 예정된 미국 나스닥 ADR 상장을 앞두고 수요예측에 공모 물량의 7배가 넘는 청약이 몰렸다는 블룸버그 보도가 나왔고, SK하이닉스 주가는 이날 5.30% 오른 218만 6,000원으로 마감했다.

공모가가 전장 종가 기준으로 확정될 경우 조달 규모는 245억 달러(약 37조 1,4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2014년 알리바바(250억 달러)에 이어 외국 기업의 미국 상장 역대 2위 규모에 해당한다. 글로벌 리포트들은 이번 상장을 AI 메모리 투자 스토리를 미국 자본시장에 직접 연결하는 역사적 이벤트로 평가하고 있다.

다만 삼성전자는 장중 3.96% 급등 출발했지만 0.18% 상승에 그쳤고, 기아(-7.65%)와 삼성생명(-5.78%), 삼성물산(-4.18%) 등 자동차·보험 업종은 큰 폭으로 밀렸다. 업종별로는 통신(+3.60%), 전기·전자(+2.21%)가 오른 반면 보험(-5.51%), 운송장비·부품(-4.36%)이 급락하는 등 반도체·통신과 전통 산업 간 온도 차가 뚜렷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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