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모가(135달러)의 6배에 가까운 800달러. 레이먼드 제임스가 제시한 스페이스X의 목표주가다. 지난 6월 나스닥에 상장한 지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월가는 이 회사를 두고 사상 유례없는 과열 논쟁에 휩싸였다.
7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모건스탠리, JP모건체이스, 골드만삭스 등 월가 주요 금융사들이 일제히 스페이스X에 대해 ‘매수’ 의견을 내놓았다. 애널리스트들이 제시한 평균 목표주가는 236달러로, 이날 종가(149.47달러) 대비 약 58% 높은 수준이다.
스페이스X는 이번 상장에서 공모가 135달러, 총 조달 자금 약 750억달러, 상장 시 기업가치 약 1조 7,700억달러를 기록하며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IPO를 달성했다.
“네오클라우드에서 종합 AI 서비스로”…모건스탠리의 장기 시나리오
월가 낙관론의 핵심은 스페이스X를 단순한 ‘로켓 회사’가 아닌, 우주와 지상을 잇는 복합 AI 인프라 플랫폼으로 보는 시각이다. 모건스탠리의 애덤 조나스 애널리스트는 목표주가 300달러와 함께 “단기적으로는 네오클라우드 관련 계약이 매출 대부분을 차지하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종합 AI 서비스가 핵심 비즈니스모델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조나스가 제시한 매출 성장 시나리오는 파격적이다. 올해 450억달러 수준인 매출이 2030년에는 3,190억달러, 2040년에는 3조 3,000억달러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스타십, 스타링크, 지상 연산 자원(컴퓨트), 궤도 연산 자원이 이 성장의 네 축으로 꼽혔다. 다만 모건스탠리가 제시한 300달러 목표가는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 기준 567배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레이먼드 제임스의 브라이언 게수알레 애널리스트는 한발 더 나아가 800달러를 목표가로 제시했다. 그는 “철도와 전력망, 인터넷이 이전 시대의 경제 혁신을 이룬 것처럼, 스페이스X는 차세대 산업 역량을 위한 기반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 목표가가 실현될 경우 기업가치는 약 10조 5,000억달러에 이른다는 계산이 나온다.
상장 15거래일 만에 나스닥100 편입
스페이스X의 주가를 둘러싼 논쟁에는 펀더멘털 외에 수급 요인도 작용한다.
스페이스X는 상장 후 약 15거래일 만인 7월 7일 나스닥100 지수에 편입됐다. 지수 편입은 이를 추종하는 ETF와 인덱스 펀드가 수십억달러 규모의 스페이스X 주식을 의무적으로 매수해야 하는 구조를 만든다.
“월가는 구조적으로 낙관적”…경계론도 만만치 않다
낙관론에 맞서는 경계의 목소리도 존재한다. 인테그리티 자산운용의 조 길버트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이 주식은 머스크의 비전에 베팅하는 장기 옵션과 같다”며 “초기 수익의 상당 부분은 이미 상장 전 사모 투자자들이 가져갔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시버트 파이낸셜의 마크 말렉 CIO는 “향후 12개월간 55% 이상 상승 여력을 상정하는 것은 다소 무리”라며 “목표주가 범위가 205달러에서 800달러까지 극단적으로 넓다는 사실 자체가 신중한 투자자들에게 충분한 고민거리”라고 밝혔다.
월가 리서치의 구조적 편향에 대한 지적도 제기된다. 블룸버그 데이터에 따르면 미국 3,000개 대기업을 대상으로 한 애널리스트 분석에서 ‘매수’ 추천은 전체의 63%에 달하는 반면, ‘매도’ 의견은 4.2%에 불과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