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R 사고, 한국 주식 팔아라”…글로벌 투자은행이 내놓은 ‘뜻밖의 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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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ADR 상장 핵심 장면
SK하이닉스 HBM / 연합뉴스

글로벌 투자은행 UBS가 SK하이닉스의 미국 주식예탁증서(ADR)를 매수하고 국내 상장 보통주는 매도할 것을 투자자에게 권고했다. 오는 10일 SK하이닉스 ADR의 나스닥 상장을 앞두고, ADR이 한국 보통주 대비 구조적 프리미엄에 거래될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에서다.

이번 ADR 발행은 보통주 1,779만 주(전체 발행주식의 약 2.5%)를 신규 발행해 약 43조1,400억원을 조달하는 대형 딜이다. ADR 10개가 보통주 1주에 해당하는 구조로 설계됐으며, 나스닥 상장 예정일은 현지시간 7월 10일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7일(현지시간) UBS 세일즈·트레이딩 데스크가 고객 노트를 통해 이 같은 전략을 제시했다고 보도했다. 외신들은 이번 딜을 “외국 기업의 미국 첫 상장 중 역대 최대급 규모”로 평가하고 있다.

ADR이 비싸게 거래될 수밖에 없는 구조적 이유

UBS가 주목한 핵심 논리는 ADR과 한국 보통주 간 전환에 존재하는 비대칭적 제약이다.

SEC 제출 서류에 따르면 ADR 보유자는 이를 취소하고 한국 보통주를 수령할 수 있다. 그러나 반대로 한국 보통주를 ADR로 전환하려면 한국 당국의 승인 등 규제 요건이 필요해, 실질적인 완전 상호교환에는 제약이 따른다.

이 같은 전환 제약이 지속될 경우, 차익거래를 통한 가격 수렴이 어려워져 미국 ADR이 한국 보통주 대비 지속적인 프리미엄에 거래될 수 있다. UBS는 고객 노트에서 “외국인 보유 한도의 탄력성이 없다면, 미국 라인이 뚜렷하고 지속적인 프리미엄에 거래될 가능성이 크다”고 명시했다.

실제 비교 사례도 존재한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된 TSMC ADR은 이달 기준 대만 상장 보통주 대비 평균 약 16% 프리미엄에 거래됐다.

초과청약 여파와 글로벌 수요 장면
연합뉴스

글로벌 자금 유입 기대 vs 국내 주가 압박 우려

UBS는 ADR 상장이 새로운 투자자 저변을 열어준다는 점도 강조했다. 내부 운용 규정상 한국 개별 주식에 직접 투자하지 못하는 글로벌 포트폴리오 매니저들도, 미국 상장 증권인 ADR로는 매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개인투자자의 SK하이닉스 보유 비중이 현재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어, ADR이 접근성을 크게 개선할 것이라는 전망도 제시됐다.

다만 UBS의 전략이 현실화될 경우, 한국 시장에서는 역풍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도 시장 관계자들이 주목하는 대목이다. 헤지펀드 등이 ADR 매수와 동시에 국내 상장주를 공매도하는 전략을 구사하면, 국내 보통주 가격이 상대적으로 압박을 받아 ‘미국 프리미엄-한국 디스카운트’의 구조적 격차가 고착될 수 있다는 우려다.

미국·아시아 금융 매체들에 따르면 이번 딜은 수차례 초과 청약을 기록했으며, 코너스톤 투자자들이 최대 70억 달러 규모의 매입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진다.

AI 메모리 투자 재원 확보…60조원 CAPEX의 배경

SK하이닉스는 이번 ADR 상장을 통한 조달 자금을 한국 내 AI 메모리 생산능력 확대에 투입할 방침이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1단계 건설에 31조원, 청주 첨단 패키징 팹(P&T7)에 19조원, EUV(극자외선) 노광 장비 도입에 12조원 등 총 60조원 이상의 대규모 투자 로드맵을 제시했다.

KB증권은 SK하이닉스 목표주가를 300만원으로 상향하고, 미국 상장을 통한 글로벌 자본 유입과 밸류에이션 재평가 효과를 주요 근거로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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