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지원’ 사칭에 ‘취업 미끼’까지…중고차 대출 사기, 노인·청년 동시 겨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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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차 대출사기 소비자경보
중고차 매매시장 / 연합뉴스

금융감독원이 6월 16일 금융소비자경보 ‘주의’ 단계를 발령했다. 고령 퇴직자와 청년 구직자를 표적으로 삼은 중고차 대출 사기 민원이 잇따르자 당국이 공식 경고에 나선 것이다.

사기범들은 정부지원사업을 사칭하거나 취업을 미끼로 피해자를 유인해 수천만 원에서 최대 2억 원대에 이르는 과도한 대출을 받게 한 뒤 대출금을 편취하고 잠적하는 수법을 쓴다. 금감원은 피해가 발생해도 대출 절차상 하자가 발견되기 어려워 소비자에게 전액 상환 의무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고 경고했다.

5천만 원짜리 계약서, 실제 차값은 4천만 원대…이면계약의 덫

고령층을 노린 사기는 ‘정부지원사업 사칭형’으로 분류된다. 사기범들은 60~70대 퇴직자에게 접근해 “중고 승용차를 구매하면 차량 할부금과 수익금을 지원한다”며 할부금융계약을 유도한다.

금융감독원

구체적 수법은 교묘하다. 금융회사에 제출하는 공식 매매계약서는 5천만 원 후반대로 작성하면서, 실제 차량 대금은 4천만 원 중반대로 낮춘 이면계약을 별도로 체결한다. 이면계약에는 대출금과 실제 차값의 차액을 피해자에게 돌려준다는 조항이 담긴다.

금융회사로부터 대출금이 실행되면 피해자는 돌려받은 차액을 사기범 계좌로 재송금하는 구조다. 사기범은 일정 기간 월 할부금을 대납하며 피해자를 안심시킨 뒤, 대출금을 들고 잠적한다. 결국 피해자는 차량 명의와 대출 전액 상환 의무만 떠안게 된다.

“초기 비용 0원, 고수입 가능”…청년 구직자 겨냥한 화물차 대출 사기

청년층을 대상으로 한 ‘취업 미끼형’ 사기도 확인됐다. 운송기사 취업 컨설팅을 내세운 일부 물류 업체들이 “초기 비용 없이 차량 지원, 고수입 가능”이라는 허위·과장 광고로 구직자를 유인하는 방식이다.

금융감독원

이들은 화물트럭 구매를 명목으로 구직자에게 2천만 원에서 최대 2억 원대에 이르는 대출을 받게 하고, 알선 수수료 명목으로 약 1천만 원의 과도한 부대비용까지 챙긴다. 문제는 약속한 운송 일감이 제대로 제공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구직자들은 대출 원리금에 지입료까지 떠안으며 적자 구조에 빠지게 된다. 금융소비자 전문가들은 취업난 속에서 ‘초기 비용 제로·고수익’이라는 제안이 지입제 구조의 복잡성과 정보 비대칭을 악용한 금융·노동 복합형 사기에 해당한다고 분석한다.

“정부기관은 개인 계좌 이체 절대 요구 안 해”…금감원, 4대 예방 수칙 제시

금감원은 피해 예방을 위해 구체적인 행동 수칙을 제시했다. 대출금 대납이나 수익금 지급을 조건으로 한 이면계약 체결 요구는 반드시 거절해야 하며, 정부 기관은 어떤 경우에도 개인 계좌로 자금 이체를 요구하지 않는다고 명시했다.

또한 계약을 중고차 딜러 등 제3자에게 위임하지 말고, 차량 시세를 먼저 확인해 필요한 금액만 대출받을 것을 권고했다. 대출금을 차량 구매 외 용도로 사용하면 계약 위반으로 즉시 전액 상환 요구를 받을 수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금감원은 캐피탈사와 카드사에 관련 피해 사례를 전달하고 내부 통제시스템 강화와 대출 모집법인에 대한 교육 강화를 지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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