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 최고의 가치투자자 워렌 버핏이 애플 주식을 조기 매각한 것을 공개적으로 후회했다.
버핏은 31일 CNBC 인터뷰에서 “너무 일찍 매도했다”며 향후 대량 재매수 가능성을 열어뒀지만, “지금 이 시장에서는 아니다”라는 조건을 명확히 했다.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인 버핏은 2024년부터 애플 지분을 절반 이하로 축소했다. 최고점에서 버크셔 전체 상장주식 포트폴리오의 약 50%를 차지하던 애플 비중은 현재 20% 수준인 약 2억 3,000만 주(550억 달러 규모)로 줄었다.
최고점 대비 8억 주 이상, 75% 이상을 매도한 셈이다. 그럼에도 애플은 여전히 버크셔의 최대 보유 종목이며, 이 투자로 세전 기준 1,000억 달러 이상의 차익을 거뒀다.
포트폴리오 집중도 완화가 매도 이유

버핏의 대량 매각은 위험 분산 전략으로 해석된다.
그는 인터뷰에서 “이 주식이 우리 포트폴리오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게 돼 매우 기쁘다”면서도 “다른 모든 종목을 합친 것만큼이나 큰 비중을 차지하게 되는 것은 달갑지 않다”고 설명했다.
한 종목이 50%를 차지하는 포트폴리오 집중도 위험을 건강한 수준으로 조정한 것이다.
전통적으로 기술주 투자에 신중했던 버핏은 2016년부터 애플에 한정해 예외적으로 대규모 투자를 시작했다. 강한 현금흐름과 재무 안정성, 실질적 사업 가치를 근거로 애플을 예외적으로 신뢰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아마존 지분 77%를 매각한 것과 비교하면, 애플에 대한 신뢰는 여전히 확고하다.
“재매수 가능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버핏은 “애플이 우리가 대량으로 매수할 만한 가격에 도달하는 게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라며 재매수 의향을 밝혔다. 다만 “지금 이 시장에서는 아니다”라고 못박았다.
애플 주가는 최근 고점 대비 14% 이상 하락했지만, 버핏 기준으로는 여전히 할인 수준이 아니라는 뜻이다.
그는 현재 증시 상황에 대해 “내가 경영을 맡은 뒤 세 차례는 50% 이상 폭락했다”며 “지금은 흥분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다우존스와 나스닥 지수가 전 고점 대비 10% 이상 하락하며 조정 국면에 진입했지만, 대규모 매수 기회로 판단되지 않는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버핏은 2026년 초 “아주 소규모의 매수 한 건” 외에는 신규 투자를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CEO 교체 후에도 투자 주도권 유지

버핏은 2026년 초 CEO 자리를 그렉 아벨에게 넘겼지만, 여전히 투자 결정에 직접 관여하고 있다. 그는 “그렉이 잘못됐다고 생각하는 투자는 하지 않을 것”이라며 신임 CEO와의 협력 관계를 강조했다.
매일 버크셔로 출근하며 투자 현황 보고서를 받아본다는 그의 발언은, 리더십 과도기에서도 투자 원칙의 연속성이 유지된다는 신호로 풀이된다.
시장에서는 버핏의 발언을 기술주 투자 심리에 긍정적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 세계 최고의 가치투자자가 여전히 애플의 장기 가치를 신뢰한다는 메시지이기 때문이다.
동시에 “지금은 매수 시점이 아니다”라는 조건 제시는 현재 밸류에이션에 대한 냉정한 평가를 담고 있어, 향후 시장 조정 시 버크셔의 대규모 재진입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