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기는 아무나 물지 않는다
‘표적’이 되는 사람은 따로 있다
과학이 밝힌 이유는 놀랍다

여럿이 함께 있는 자리에서 유독 한 사람만 모기에게 집중 공격을 받는다면, 단순한 운이 아니다.
여름밤의 불청객, 모기가 특정인을 더 좋아하는 데는 과학적인 이유가 존재한다.
모기가 끌리는 다섯 가지 특징

모기가 좋아하는 첫 번째 조건은 바로 이산화탄소다. 숨 쉴 때마다 나오는 이 기체는 모기의 ‘안테나’를 자극한다. 특히 대사량이 많은 사람, 예컨대 임산부나 유아, 체격이 큰 사람은 더 많은 이산화탄소를 배출해 모기의 표적이 되기 쉽다. 술을 마신 직후도 마찬가지다.
두 번째는 ‘색상’이다. 2022년 워싱턴대 연구에 따르면 모기는 빨간색, 주황색 계열에 강하게 반응한다. 반면 파란색, 초록색, 보라색은 거의 인식하지 못한다. 사람 피부색이 붉은 톤에 가깝다는 점을 감안하면, 붉은 옷은 모기에게 ‘타깃을 강조하는 신호’가 된다.
세 번째는 체취다. 땀 냄새, 특히 발냄새는 모기의 취향에 부합한다. 땀 속 젖산, 암모니아, 아미노산 등이 강한 유인 물질이다. 특히 여름철 발은 세균 번식이 쉬운 부위라, 냄새가 강해지기 쉽다.
네 번째는 피부에서 풍기는 ‘카르복실산’이다. 록펠러대 연구진은 이 성분이 모기를 자극한다고 설명한다. 피지를 분해하는 미생물이 만들어내는 이 물질은 치즈나 발냄새와 비슷한 냄새를 만들어내고, 이 냄새가 진할수록 모기를 끌어당긴다.
마지막은 의외의 요소다. 바로 비누나 샴푸의 향기. 라벤더나 시트러스 계열 향은 인간에겐 기분 좋지만, 모기에게는 매혹적인 냄새일 수 있다. 반면 코코넛 계열 향기는 예외적으로 모기를 쫓는 데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모기를 피하려면 이렇게

모기를 피하기 위한 첫걸음은 환경 관리다. 문틈과 창틀, 방충망의 작은 틈까지 철저히 점검해야 한다. 또한 실내 공기 순환을 위해 창문을 대각선으로 여는 것이 좋다.
개인의 노력도 필요하다. 샤워는 필수다. 땀과 체취는 모기의 주요 표적이므로, 자기 전 몸을 깨끗이 씻고 건조하게 유지하는 것이 좋다. 또한 밝은 조명을 10분 정도 비추는 것만으로도 모기의 접근을 억제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선풍기도 유용하다. 바람은 모기의 비행을 방해하고, 인간이 내뿜는 냄새를 분산시킨다. 밤에 침대 옆에 선풍기를 켜 두면 물리지 않고 잠들 수 있다.
향기를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모기 퇴치용 향수나 에센셜 오일은 잠자리 주변을 보호하는 데 효과적이다.
여름밤, 선택은 나다

모기는 작지만 강력한 방해자다. 질병을 옮기는 잠재적 위험까지 고려하면 단순한 귀찮음 그 이상이다.
여름밤의 평화를 지키기 위해선 내가 모기의 ‘취향’에 부합하는지를 먼저 점검해야 한다. 그리고 그에 맞는 전략을 실천하는 것, 그것이 유일한 해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