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켜보더니 “결국 초강수 던졌다” … 전격 발표에 2700만 가입자들 ‘관심 집중’

유심 교체 검토, 15만원 보상안 공개
KT 해킹 사태, 실체 여전히 미궁
펨토셀·서버 침해 의혹 조사 중

KT가 무단 소액결제와 개인정보 유출 피해자들을 대상으로 구체적인 보상안을 내놨다. 5개월간 매달 100GB의 무료 데이터를 제공하고, 15만원 상당의 통신 요금 할인이나 단말 교체 지원책이 포함됐다.

KT는 해당 보상책을 10월 29일 공식 발표하며, 이사회에서 전 고객 유심 전면 교체 여부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보상책 나왔지만…배상인가, 변명인가

KT가 이날 밝힌 보상안은 피해자에게 5개월간 매달 100GB의 무료 데이터를 제공하고, 15만원 상당의 요금 할인이나 단말 교체 비용을 지원하는 방식이다.

요금 할인은 월 사용료에서 차감되며, 단말 교체 할인은 KT에서 새 기기를 구매할 때 적용된다.

김영섭 KT 대표는 같은 날 열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유심 전면 교체는 이사회 의결이 필요한 사안”이라며, “결정이 나면 즉시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KT는 해지 고객에게도 위약금을 면제하겠다는 방침을 밝혔으며, 김 대표는 “이미 해지한 고객도 소급 보상 대상에 포함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 황정아 의원은 “이건 보상이 아니라 배상이어야 한다”며, “전 고객 보상안을 마련하겠다고 한 이전 발언은 거짓말이냐”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에 대해 김 대표는 “조사 결과와 국감 지적을 충분히 반영해 검토 중”이라고 답했다.

정체불명의 침해 경로…풀리지 않는 실체

소액결제 사태는 9월 알려진 이후 두 달 가까이 지났지만, 아직도 범행 수법은 뚜렷하게 드러나지 않았다.

KT가 전수 조사한 4조 건 이상의 기지국 접속 데이터를 통해, 불법 펨토셀 20개가 사용됐고 이와 연결된 고객은 2만 2천여 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IMSI, IMEI, 휴대폰 번호 등 핵심 정보가 유출됐을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인증에 필요한 생년월일, 이름 등은 펨토셀로는 확보할 수 없다는 것이 KT 측 설명이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이 정보가 다른 경로, 특히 내부 서버 해킹으로 유출됐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실제로 KT는 7월 한국인터넷진흥원으로부터 원격 상담 시스템 서버의 침해 가능성을 통보받았다. 그러나 회사는 해당 사실을 인정하지 않고 서버를 폐기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이 조치가 증거은닉이라 판단해 경찰 수사를 의뢰했고, 현재 경기남부경찰청이 조사에 착수했다.

복제폰 가능성도 여전히 남아있다

KT는 줄곧 “복제폰 생성에 필요한 인증키는 유출되지 않았다”고 주장해 왔다. 그러나 조사 범위가 넓어지며 기존 발표와 다른 정황들이 하나씩 드러나고 있다.

류제명 과기정통부 2차관은 최근 국감에서 “유심 복제를 위한 인증키는 유출되지 않은 것으로 본다”면서도 “가능성을 전제로 한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당국도 아직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는 상태다.

KT는 재발 방지를 위해 전국 매장을 ‘안전 안심 전문 매장’으로 바꾸고, 피해 고객에게 3년간 ‘안전 안심 보험’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사건의 실체가 명확히 드러나지 않는 한, 고객 신뢰 회복은 요원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