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소기업 근로자의 성과급·상여금이 대기업의 6분의 1 수준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단순히 기본급 차이가 아니라, 경기 호황 때마다 불어나는 ‘성과급’이 대·중소기업 임금 격차를 구조적으로 벌리는 핵심 요인으로 지목됐다.
중소벤처기업연구원(중기연)이 8일 발표한 ‘대·중소기업 간 임금 격차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중소기업의 월평균 특별급여는 20만8천원으로, 대기업(119만5천원)의 17.4% 수준에 그쳤다. 특별급여는 고정상여금과 성과급을 포함한 변동상여금을 합산한 급여 항목이다.
같은 기간 정액급여(기본급·제수당)는 대기업 대비 64.5%, 초과급여(연장·휴일근로수당)는 32.6% 수준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특별급여 격차가 임금 항목 가운데 가장 극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규모 작을수록 벌어지는 ‘성과급 절벽’
기업 규모가 작을수록 성과급 격차는 더욱 두드러졌다. 종사자 4인 이하 사업체의 월평균 특별급여는 6만6천원으로 대기업의 5.5% 수준에 불과했다. 5∼29인 기업은 16.4%, 30∼299인 기업은 27.2% 수준으로, 사업장 규모가 커질수록 격차가 좁혀지는 구조다.
전체 임금총액에서도 격차는 뚜렷했다. 중소기업의 월 임금총액은 336만2천원으로 대기업(632만3천원)의 53.2% 수준이었다. 4인 이하 사업체는 대기업의 37.8%에 그쳤다.
시계열로 보면 문제는 더 심각하다. 2022∼2025년 사이 중소기업의 연평균 임금 인상률은 정액급여 2.6%, 초과급여 3.1%로 플러스를 기록했지만, 특별급여는 연평균 –0.3%로 오히려 감소했다. 같은 기간 전체 산업 기준 특별급여 증가율이 4.4%를 기록한 것과 대조적이다.

삼성·SK하이닉스 ‘성과급 잔치’가 키운 양극화
반도체 업종의 대규모 성과급 지급이 임금 양극화를 더욱 가속화하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반도체를 포함한 전자·통신장비 제조업에서 300인 이상 사업장 상용직의 월 임금총액은 2026년 2월 기준 2,505만3천원으로, 임시·일용직 평균(172만원)의 14.6배에 달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대형 반도체 기업의 성과급 지급이 정규직 중심으로 집중된 반면, 중소 협력사와 비정규직에는 이 같은 이익이 거의 분배되지 않는 구조라는 지적이 나온다.
중기연은 이런 성과급 격차가 중소기업의 인력 유출을 심화시키는 구조적 원인이라고 진단했다. 중소기업 현장에서는 기본급 외에 성과보상 체계 자체가 작동하지 못하는 현실이 청년 구직자의 중소기업 기피를 부추기고 있다는 것이다.
‘중소기업 여성 비정규직’…임금 격차의 최하단
기업 규모에 성별과 고용형태를 더하면 격차는 극단적인 수준으로 벌어졌다. 월 임금총액 기준으로 대기업 남성은 711만원, 대기업 여성은 497만원, 중소기업 남성은 393만9천원, 중소기업 여성은 264만5천원 순으로 나타났다.
시간당 임금으로 환산하면 중소기업 여성 비정규직(1만5천497원)은 대기업 남성 정규직(4만6천609원)의 33.2% 수준에 머물렀다. 특히 중소기업 여성 정규직의 시간당 임금은 대기업 여성 비정규직보다도 낮은 것으로 조사돼, 기업 규모 프리미엄이 고용형태 프리미엄을 압도하는 구조가 확인됐다.
노민선 중기연 연구위원은 “대·중소기업 간 임금 격차는 주로 성과급·상여금 등 특별급여의 과도한 차이에 기인한다”며 “성과보상의 제도적 기반 확충과 일하는 방식 혁신을 통한 중소기업의 급여 지급 여력 확대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성과공유 확산 지원사업 예산 현실화, 상생형 내일채움공제 활성화, 중소기업 재직자의 AI 실무역량 강화 등을 주요 정책 과제로 제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