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은 ‘사상 최대’, 생산은 ‘두 달째 후퇴’…한국 경제의 두 얼굴

댓글 0

5월 산업생산 감소
용인반도체클러스터 공사 현장 / 연합뉴스

겉으로 드러난 수출 지표와 국내 생산 현실이 정반대로 갈리고 있다. 5월 반도체 생산이 두 자릿수 감소율을 기록하면서 전체 산업 생산이 두 달 연속 뒷걸음질쳤다.

국가데이터처가 6월 30일 발표한 ‘5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전(全)산업 생산지수(계절조정·농림어업 제외)는 117.7(2020=100)로 전월 대비 0.3% 감소했다. 산업 생산이 두 달 연속 감소한 것은 2025년 7~8월 이후 처음이다.

같은 달 반도체 수출액은 371억6,000만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169.4% 폭증하며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덜 만들어도 더 많이 버는’ 구조가 선명하게 드러났다는 평가다.

반도체, ‘덜 만들고 더 버는’ 구조의 명암

5월 광공업 생산은 전월 대비 3.0% 감소했다. 그 중심에는 반도체 생산 –10.0%가 있었다. 이는 2025년 10월(–23.8%) 이후 가장 큰 감소 폭이다.

국가데이터처는 전월 호조에 따른 기저효과와 분기 내 물량 조정, D램·플래시메모리 중심의 메모리 생산 축소가 복합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이두원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생산능력이 한계에 가까운 상황에서 납품 계약 일정에 따른 조정이 이뤄졌고, 반도체 가격 상승으로 기술적 물량 감소 효과도 있다”며 “펀더멘털 자체는 견고하다”고 진단했다.

5월 산업생산 감소
이두원 국가데이터처 경제동향통계심의관 / 연합뉴스

유가·전쟁이 소비와 항공을 짓누르다

소비 지표는 간신히 플러스를 유지했다. 소매판매액지수는 전월 대비 0.1% 증가에 그쳤다. 의복 등 준내구재(+2.3%), 차량연료 등 비내구재(+0.9%)가 올랐지만, 승용차 판매가 10.9% 감소하며 내구재 전체를 3.4% 끌어내렸다.

승용차 판매 감소는 2024년 1월(–14.6%) 이후 최대 낙폭으로 2개월 연속 마이너스다. 부품업체 화재에 따른 생산 차질과 하반기 신차 출시 대기 수요가 겹친 결과다. 반면 차량연료 판매는 4.6% 증가했는데, 중동전쟁에 따른 석유 최고가격제와 차량 2부제로 4월 소비가 급감했던 기저효과가 작용했다.

서비스업 전체 생산은 1.3% 늘었지만 내용은 엇갈렸다. 주식 거래 대금 증가로 금융·보험(+5.9%), 반도체 R&D비 증가로 전문·과학·기술(+9.3%)이 올랐다. 반면 항공운송업은 13.4% 감소해 두 달 연속 뒷걸음질쳤다. 국제유가 급등으로 장거리 국제선 이용객이 줄어든 영향이다.

산업연구원은 국제유가가 10% 오를 경우 국내 제조업 생산비용이 평균 0.71% 증가한다고 분석한 바 있어, 유가 상승이 실물 경제 전반에 걸쳐 비용 압박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용인·청주 반도체 팹이 ‘건설 호황’ 이끌다

설비투자는 전월 대비 0.1% 감소했다. 운송장비 투자는 0.2% 늘었지만, 정밀기기 등 기계류 투자가 0.2% 줄며 전체를 소폭 끌어내렸다. 현재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0.3포인트 하락해 4개월 만에 하락 전환됐다.

반면 건설은 두드러진 호조를 보였다. 건설기성(불변)은 전월 대비 3.8% 늘었고, 건설수주(경상)는 전년 동월 대비 55.3% 증가해 7개월 연속 확대됐다. 용인·청주 반도체 공장 등 대규모 공사 수주가 핵심 동력이다.

이두원 심의관은 “건설수주가 향후 건설기성으로 이어진다면 개선 여지가 있다”면서도 “건설기성 회복 단계라고 말하기는 조심스럽다”고 선을 그었다.

0
공유

Copyright ⓒ 리포테라.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