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법정 시한 넘겼다…2027년 최저임금, 노사 ‘1680원’ 간극 못 좁혀

댓글 0

2027년 최저임금 심의
지난 25일 정부세종청사 최저임금위원회에서 열린 제9차 전원회의 / 연합뉴스

내년도 최저임금을 결정해야 할 법정 시한이 또다시 지켜지지 않았다. 최저임금위원회는 6월 29일 자정까지 2027년 적용 최저임금을 의결해야 했지만, 노사 간 이견이 끝내 좁혀지지 않으면서 올해도 기한 내 합의에 실패했다.

법정 시한 초과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1988년 최저임금제 시행 이후 시한을 지킨 사례는 단 9차례에 불과하다. 사실상 ‘기한 초과 후 7월 중순 타결’이 관행으로 굳어진 구조다.

최저임금위원회는 6월 30일 오후 3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제10차 전원회의를 열고 심의를 이어가고 있다. 행정 절차를 감안하면 7월 중순까지는 최저임금안을 고용노동부 장관에게 제출해야 하며, 장관의 최종 확정·고시 기한은 8월 5일이다.

시급 1680원 차이…노사 최초안 정면충돌

노동계와 경영계의 최초 요구안 격차는 시급 기준 1680원이다. 근로자 측은 현행 시급 1만320원보다 16.3% 인상한 1만2000원을 제시했고, 사용자 측은 현행 동결을 요구하며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노동계는 저임금 노동자들의 생계비 부담과 물가 상승을 주요 근거로 내세운다. 시급 1만2000원은 월 209시간 환산 시 약 250만8000원 수준으로, 단순 임금 인상이 아닌 ‘최저 생계선 보장’ 요구로 포지셔닝되고 있다.

반면 사용자 측은 고유가·고물가·고환율이 겹친 ‘트리플 고비용’ 환경에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이 이미 한계 상황에 몰려 있다고 맞선다. 인건비 외에도 임대료·원자재·이자 부담이 동시에 증가한 상황에서 추가 인상을 감내하기 어렵다는 논리다.

2027년 최저임금 심의
지난 25일 정부세종청사 최저임금위원회에서 열린 제9차 전원회의 / 연합뉴스

OECD 상위권인데…인상 속도 논쟁 가열

한국의 최저임금 수준은 국제 비교에서도 논쟁거리다. 2024년 기준 한국의 최저임금 대비 중위임금 비율은 60.5%로 OECD 30개국 중 9위 수준이다.

한국경영자총협회(KEF)는 구매력 기준(PPP) 연간 최저임금이 G7 평균보다 6.4% 높고, 생산성 증가율보다 최저임금 인상 속도가 더 빠르다는 점을 근거로 고용·투자 위축 위험을 경고한 바 있다. 반면 노동계와 일부 시민단체는 장시간 노동·비정규직 비율 등 구조적 취약성을 이유로 단순 금액 비교는 적절하지 않다고 반박하는 구도다.

최근 5년간 최저임금 인상률 추이를 보면 2022년 5.05%, 2023년 5.0%로 고공행진하다가 2024년 2.5%, 2025년 1.7%로 뚜렷이 둔화됐고, 2026년에는 2.9%로 소폭 반등했다. 이 같은 변동성은 매년 노사 갈등이 극한으로 치닫는 배경 중 하나로 지목된다.

0
공유

Copyright ⓒ 리포테라.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