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입차 시장의 판도가 근본부터 바뀌고 있다. 2026년 상반기(1~6월) 국내 수입 승용차 신규 등록 대수는 18만4,032대로 전년 동기 대비 33.2% 늘었다. 이 성장을 사실상 혼자 이끈 주인공은 테슬라였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가 7월 3일 발표한 집계에 따르면, 테슬라는 상반기 5만6,139대를 기록하며 수입차 시장 점유율 30.5%로 압도적 1위에 올랐다. 수입차 10대 중 3대가 테슬라인 셈이다. 불과 1년 전인 2025년 상반기, 테슬라의 점유율은 13.9%로 BMW·메르세데스-벤츠에 밀린 3위였다.
독일 프리미엄 ‘빅2’, 점유율 5%p 이상 동반 하락
테슬라의 질주 뒤에서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들은 고전을 면치 못했다. BMW는 3만9,150대(점유율 21.3%)로 2위, 메르세데스-벤츠는 2만9,776대(16.2%)로 3위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두 브랜드 모두 점유율이 5%포인트 이상 하락했다.
시장 전체가 33.2% 성장하는 호황 속에서도 상대적 입지가 약해졌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반면 지난해 한국에 진출한 중국 전기차 업체 BYD는 1만1,675대(6.3%)로 4위에 오르며 신흥 강자로 부상했다. 이어 렉서스 7,819대(4.3%), 볼보 7,470대(4.1%), 아우디 7,337대(4.0%) 순이었다.
모델 Y, 국산차 포함 전체 신차 1위 등극
6월 한 달만 따로 들여다보면 테슬라의 위세는 더욱 선명하다. 6월 수입 승용차 신규 등록은 3만8,059대로 전월(5만 29,860대) 대비 27.5%, 전년 동월 대비 37.0% 증가했다.
이 가운데 테슬라는 1만1,119대를 차지했다. 6월 베스트셀링 모델은 테슬라 모델 Y L(5,155대)과 모델 Y 프리미엄(3,318대)이 나란히 1·2위를 기록했고, 3위는 BYD 돌핀(2,747대)이었다.
특히 테슬라 모델 Y는 각 트림을 합산하면 6월 한 달에만 9,188대가 팔렸다. 지난 5월부터 기아 쏘렌토를 제치고 국산차와 수입차를 모두 포함한 국내 전체 신차 시장 월간 1위에 오른 것이다.
전기차, 수입차 절반 첫 돌파… 디젤은 0.7%로 추락
수입차 시장의 구조 자체도 극적으로 재편되고 있다. 6월 연료별 비중을 보면 전기차가 1만9,453대(51.1%)로 처음으로 절반을 넘었다. 하이브리드가 1만5,125대(39.7%)로 뒤를 이었고, 가솔린은 3,211대(8.4%)에 그쳤다. 한때 수입차의 상징이었던 디젤은 270대(0.7%)로 사실상 소멸 수준이다.
국가별로는 유럽(49.4%)이 가장 많았지만, 미국(30.1%)이 뒤를 바짝 쫓았다. 테슬라가 중국 상하이 공장에서 생산한 물량을 국내에 집중 투입하면서 가격 경쟁력을 높인 것이 수요 폭발의 핵심 배경으로 분석된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 정윤영 부회장은 “6월 신규 등록 증가는 일부 브랜드의 물량 확보와 신차 효과 등에 기인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변수도 있다. 지난 7월 1일, 정부의 하반기 전기차 보조금 지급 첫날 테슬라코리아는 모델 3·Y 가격을 최대 700만 원 인상했다. “정부 보조금을 기업 마진 확대에 활용한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어, 이 결정이 하반기 수요와 여론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결국 2026년 상반기 수입차 시장은 테슬라 모델 Y 단 한 모델이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 전체를 위협하고, 전기차가 수입차의 주류가 된 ‘시장 권력 지도의 전환점’으로 기록될 것이다. 하반기 가격 인상 후폭풍과 BYD의 추격전이 맞물리면서, 국내 수입차 시장은 한층 더 복잡한 경쟁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