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 대비 3.1% 오른 가운데, 정부가 AI와 빅데이터를 동원해 민생물가 관리에 나선다. 통계 수치와 장바구니 사이의 체감 온도 차를 좁히기 위한 시도다.
정부는 18일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주재로 ‘민생물가 특별관리 관계 장관 태스크포스(TF)’ 회의를 열고, ‘AI 기반 민생물가 상시 모니터링 강화방안’을 확정했다. 가공식품·공산품 가격 모니터링, 농축수산물 수급 예측 고도화, 소비자용 ‘알뜰 소비 앱’ 구축 등 3개 축으로 구성된다.
라면·세제 21개 품목, AI가 ‘안정·주의·경계·심각’ 판정한다
정부는 라면·빵 등 가공식품 13개, 세탁세제·화장지 등 공산품 8개 등 총 21개 품목을 대상으로 AI 기반 가격 모니터링 체계를 올해부터 가동한다. 최종 품목은 데이터 가용성 등을 검토해 다음 달 중 확정할 예정이다.
핵심은 웹스크래핑 방식이다. 유통업체·온라인몰의 가격 정보를 자동으로 긁어와 AI로 정제·표준화한 뒤, 품목별 가격 수준과 증감률을 분석한다. 이 결과는 ‘안정·주의·경계·심각’ 4단계 위험단계로 분류돼 내년부터 관계기관에 공유된다. 국가데이터처는 국제유가·환율·원자재 가격 등 외부 변수까지 함께 분석해 물가 대응력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데이터 정확도 우려에 대해 국가데이터처 김근식 빅데이터통계과장은 “웹스크래핑 방식은 기술적으로 상당히 안정화돼 있는 상태라 실무에 사용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수산물 가격 분석, 3일에서 ‘즉시’로…배추·사과도 AI가 예측
농축수산물 수급 예측에도 AI가 전면 투입된다. 농산물은 기상정보·비료 투입량·과거 생산량 등을 복합 분석해 수급을 예측하는 품목을 누적 6개로 확대한다. 민간 전문가를 대상으로 개최한 AI 모델 경진대회에서 발굴한 우수 모델을 배추·무·양파 등 수급관리품목과 사과·배·상추 등 대국민 관심품목 가격 예측에 적용할 방침이다.
수산물 분야에서는 가격·물량 급변동의 원인과 확산 경로를 실시간으로 분석하는 ‘AI 기반 수산 관측 시스템’을 2029년까지 구축한다. 현재 분석에 통상 3일 이상 걸리던 것을 즉시 파악 수준으로 단축하는 것이 목표다. 이를 통해 비축물량 방출, 할인지원 등 대응 방안 마련과 정책 의사결정 지원에 활용한다는 구상이다.
‘알뜰 소비 앱’ 하반기 5개 지역 시범…위치 기반 최적 구매처 추천
소비자를 겨냥한 ‘알뜰 소비 앱’도 올해 하반기 5개 지역에서 시범 운영에 들어간다. 생성형 AI를 탑재해 지역 판매처별 농축산물 소비자가격·할인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하고, 위치 기반 가격 지도와 최적 구매처 추천 기능을 담는다. 시범 지역은 아직 비공개 단계다. 축산물 소매가격 제공 업체는 현행 약 4,500여 개소에서 추가 확대할 계획이다.
재정경제부 강기룡 차관보는 “세 가지 분야에서 AI 기반 시스템이 구축되면 데이터 기반의 정책 결정, 궁극적으로는 소비자들의 선택권이나 물가 안정 지원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