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증시 호조로 ‘빚내서 투자'(빚투) 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인터넷전문은행 3사가 신용대출과 마이너스통장 한도를 일제히 대폭 축소한다. 시중은행이 먼저 규제에 나서자 상대적으로 한도가 넉넉한 인터넷은행으로 자금 수요가 몰리는 ‘풍선효과’가 현실화했기 때문이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11일 가계부채 점검 회의를 열고 가계대출 비상관리체계 가동을 공식화했다. 목표를 지키지 않는 금융사를 매주 집중 점검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데 이어, 12일에는 하나은행 등 시중은행들이 고액 연봉자 신용대출 한도를 기존 3억5000만 원에서 1억 원으로 낮추는 등의 자율 조치를 일제히 내놨다.
카카오뱅크·토스뱅크, 한도 절반 이하로 ‘반토막’
카카오뱅크는 오는 22일부터 마이너스통장 최대 한도를 기존 2억4000만 원에서 1억 원으로 줄인다. 한도가 최대 58% 가까이 축소되는 것이다.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다음 달부터는 약정 한도 5000만 원 이상 마이너스통장을 연장할 때, 최근 6개월간 한도 사용률이 20% 이하인 계좌에 대해 최대 20%까지 한도를 추가로 감액한다.
카카오뱅크 측은 “실수요자 중심의 자금 공급에 힘쓰는 한편, 기존에 운영해온 신용대출 일별 접수 한도 관리도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저신용자 대상 대출 상품은 이번 한도 축소 대상에서 제외된다.
토스뱅크도 조만간 신용대출 최대 한도를 기존 3억 원에서 1억 원으로, 마이너스통장은 1억5000만 원에서 5000만 원으로 각각 줄일 계획이다. 구체적인 시행 일정은 내부 조율 후 확정할 예정이다.
케이뱅크, 신규 마이너스통장 아예 ‘판매 중단’
케이뱅크는 이날부터 다음 달 말까지 신규 마이너스통장 개설을 전면 중단한다. 한도를 낮추는 수준을 넘어, 신규 판매 자체를 막는 더 강도 높은 조치다.
고액 연봉자를 대상으로 한 신규 신용대출 한도도 추가로 축소할 예정이나, 구체적인 수치는 아직 내부 논의 중이다.
“빚투 통로 차단”…실수요자 영향은 변수
금융 전문가들은 이번 인터넷은행 3사의 조치를 당국의 ‘가계부채 비상관리체계’가 전 은행권으로 확산된 신호로 읽는다. 마이너스통장은 비대면 앱에서 간편하게 큰 금액을 수시로 인출하고 상환할 수 있어, 단기 투자 자금 조달 수단으로 선호돼 왔다는 점에서 빚투의 ‘핵심 관문’ 역할을 해왔다는 것이다.
다만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마이너스통장을 생활비나 사업 운영자금으로 활용해온 자영업자·프리랜서 등 실수요자도 규제의 영향에서 벗어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