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거래소가 주식 거래시간 확장 계획을 또다시 수정했다. 오전 7시 개장을 골자로 한 프리마켓 도입이 두 번째로 연기되면서, 2027년 말 24시간 체제 구축 시점으로 미뤄진 것이다.
한국거래소는 19일 증권사 사장단을 긴급 소집한 간담회를 열고 거래시간 연장 계획 조정안을 발표했다. 오후 4시부터 8시까지 운영되는 애프터마켓은 오는 9월 14일 예정대로 시행하되, 오전 7시부터 7시 50분까지 운영될 프리마켓은 2027년 말로 추가 연기한다는 내용이다.
이번 결정으로 거래소의 ’12시간 거래체계’ 로드맵은 사실상 절반만 실행되는 형태로 재편됐다. 2027년 말 24시간 체제 구축이라는 최종 목표 일정은 변하지 않는다고 거래소 측은 밝혔다.
두 번의 연기…업계 부담이 계속 발목 잡았다
거래소의 거래시간 확장 계획은 당초 올해 6월 29일 프리마켓과 애프터마켓을 동시에 도입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증권사들이 IT 개발과 인력 운영에 따른 물리적·재무적 부담을 호소하면서 시행일이 9월 14일로 한 차례 미뤄졌다.
거래소는 4월 6일부터 모의시장을 운영하며 시스템을 점검했지만, 현장의 부담은 해소되지 않았다. 이날 간담회에서도 일부 증권사는 IT 개발 비용과 야간 인력 운용 문제를 재차 제기했다.
결국 프리마켓만 추가로 연기하는 방향으로 결론이 났다. 거래소 관계자는 “업계 부담이 지속적으로 제기됨에 따라 증권사 간담회를 통해 시행 일정을 조정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프리마켓만 미룬 이유…’단일보드’ 기술 문제
애프터마켓과 달리 프리마켓이 추가 연기된 데는 기술적 이유가 있다. 업계에서는 프리마켓의 미체결 주문이 정규장을 거쳐 애프터마켓까지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단일보드(단일 오더북)’ 구축이 선행돼야 한다는 의견을 강하게 제기했다.
반면 애프터마켓은 정규장 종료 직후 이어지는 구조여서 기존 시스템 확장 난도가 상대적으로 낮고, 증권사들도 9월 시행에 동의한 상황이다. 거래소가 기술 난도를 기준으로 두 시장의 도입 일정을 분리한 셈이다.
대체거래소는 이미 달리고 있다…KRX 주도권 위기
거래소가 서두르는 이면에는 대체거래소(ATS) 넥스트레이드와의 경쟁 구도가 깔려 있다. 넥스트레이드에서 프리마켓·애프터마켓 거래 비중은 2025년 7월 29.56%에서 2026년 6월 기준 45.47%까지 빠르게 확대됐다.
업계 관계자들은 “2027년 말 24시간 체제가 예정대로 구축되더라도, 그 사이 넥스트레이드를 통해 형성된 시장 관행이 얼마나 굳어져 있을지가 변수”라고 지적한다. 증권사 부담을 해소하면서 시장 주도권을 지키려는 거래소의 균형 찾기가 2027년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