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동전쟁이 촉발한 에너지·원자재 가격 급등이 한국 중소기업 경기 전반에 ‘수치로 측정 가능한’ 충격으로 현실화하고 있다. 중소벤처기업연구원(중기연)이 6월 29일 발표한 ‘KOSI 중소기업 동향 6월호’에 따르면 올해 4월 기준 중소제조업 생산은 전년 동월 대비 0.9% 감소했고, 5월 중소기업 취업자는 전년 같은 달보다 9만 8천 명 줄었다.
같은 기간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 대비 3.1% 상승하며 26개월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석유류 가격이 같은 달 24.2% 급등하며 물가 상승을 직접 견인했다.
자동차·고무·플라스틱 중심으로 제조 기반 흔들려
4월 중소제조업 생산 감소는 자동차와 고무·플라스틱 등 에너지·원자재 집약 업종이 주도했다.
반면 반도체 호조에 힘입어 4월 전체 광공업 생산은 전년 동월 대비 1.5% 증가했다. 중소기업 생산이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동안 대기업 생산이 플러스를 유지하면서 ‘반도체 대기업 호조, 전통 중소제조 위축’이라는 구조적 양극화가 수치로 확인된 셈이다.
중소서비스업은 전문·과학·기술과 도소매를 중심으로 같은 기간 3.7% 증가하며 제조업과 상반된 흐름을 보였다.

고용·창업 동반 위축…금융 부담도 확대 국면
5월 중소기업 전체 취업자 감소폭(9만 8천 명) 가운데 제조업만 14만 2천 명이 줄었다. 전국 제조업 취업자는 23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4월의 5만 5천 명 감소에 비해 감소폭이 두 배 이상 확대됐다.
4월 기준 창업기업 수는 9만 8,216개로 전년 동월 대비 3.5% 감소했다. 제조업 창업이 4.0%로 가장 크게 줄었고, 서비스업(-3.9%)과 건설업(-2.8%)도 동반 감소했다.
금융 지표도 악화 흐름이 감지된다. 4월 예금은행의 중소기업 대출금리는 전월 대비 0.01%포인트 오른 4.18%를 기록했고, 대출 연체율은 0.09%포인트 상승한 0.90%에 달했다.
중기연은 보고서에서 “중동전쟁에 따른 에너지·원자재 비용 상승이 중소기업 경기에 가시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금융 안전망 강화와 같은 지원 정책이 추진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유동성 지원 확대와 비용 부담 완화 대책이 우선 과제로 꼽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