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식 투자 열풍 속에 국민의 노후 자금이 빠른 속도로 증시로 빠져나가고 있다. 올해 1~5월 연금저축보험 해지 건수가 7만2천477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2.7%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해약금 규모도 1조7천421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1천252억원) 대비 54.8% 늘었다.
14일 국민의힘 송언석 의원이 금융감독원과 예탁결제원 자료를 분석한 결과다. 같은 기간 전체 펀드 환매 건수 역시 180만9천183건으로 지난해(122만8천186건)보다 47.3% 증가했으며, 환매 금액은 약 2천786조원으로 전년 동기(약 1천132조원) 대비 146.1% 폭증했다.
해지하면 ‘세금+위약금’ 이중 손실
연금저축보험을 중도 해지하면 경제적 손실은 생각보다 크다. 세액공제를 받은 원금과 운용수익 전체에 기타소득세 16.5%가 부과되는 데다, 가입 후 7년 이내 해지 시 ‘해지공제액’이라는 별도 위약금까지 발생하는 이중 부담 구조다.
금융감독원은 기존 연금계약을 해지하지 않고도 다른 금융사나 상품으로 이전할 수 있는 ‘연금계좌 이체 제도’를 활용하면 세제 혜택과 가입 기간을 유지하면서 포트폴리오 조정이 가능하다고 안내한다.
한국은행 경제연구원 분석에 따르면, 보험을 해지한 집단의 비은행대출 보유 비율은 26.1%로 유지 집단(15.3%)보다 10.8%포인트 높고, 연체 보유 비율 역시 2.8%로 유지 집단(1.3%)의 두 배를 넘는다.
레버리지 ETF, ‘변동성 증폭 장치’ 논란
시장 불안을 키운 또 다른 축은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를 기초자산으로 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국내에 출시된 이후 거래 건수가 급증했으며, 일부 상품의 일평균 변동폭이 4%를 넘는 고위험 구간을 기록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상품은 하루 단위 일간 수익률을 2배로 추종하는 구조로 설계돼 있어, 장기 보유 시 변동성이 클수록 복리 효과가 수익을 잠식하는 ‘변동성 잠식(volatility drag)’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자산운용 업계에서는 레버리지 ETF를 전체 포트폴리오의 5~10% 이내에서만 활용하고, 장기 노후 자산으로는 부적절하다는 점을 공통적으로 강조한다.
한국은행과 금융당국은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의 높은 거래량과 변동폭을 문제로 보고 시장조성자(LP) 규제와 예탁금 제도 손질을 검토하는 등 관리 강화 방향을 검토 중이다.
“단기 부양보다 일관된 정책 환경 조성해야”
2026년 기준 연금저축보험 적립금은 114조1천억원으로 전체 연금저축 적립금의 57.6%를 차지하지만, 전년 대비 1.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송언석 의원은 “많은 국민이 연금저축보험을 해지하고 펀드까지 환매하며 주식시장에 뛰어들었지만, 정작 시장은 변동성이 커지며 개인투자자들의 노후까지 불안하게 만든다”며 “정부는 단기적인 주식 시장 부양에 매달릴 것이 아니라 시장이 신뢰할 수 있는 일관된 정책을 통해 안정적인 투자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