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규 메모리 제품이 출시 4개월 만에 10억달러(약 1조54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삼성전자의 6세대 고대역폭 메모리(HBM) ‘HBM4’가 그 주인공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2월 12일 세계 최초로 HBM4 양산 출하를 시작한 이후 약 4개월 만에 이 같은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준 시점을 6월 말로 잡으면 누적 매출은 12억달러(약 1조8500억원)를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연말 100억달러…AI 수요가 만든 ‘메모리 빅뱅’
업계가 주목하는 수치는 연말 전망이다. 삼성전자 HBM4의 올해 매출이 100억달러(약 15조4000억원)를 넘어설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이 같은 수요 폭발의 근원은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 확대다. 업계에서는 2026년 글로벌 HBM 시장 규모가 전년 대비 58% 성장한 546억달러(약 84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한다. 세계반도체무역통계기구(WSTS)는 같은 해 세계 반도체 시장 전체 규모를 9750억달러(약 1500조원)로 내다봤다.
ASIC의 부상…GPU 너머로 확장된 수요
수요 확대의 핵심 변수는 주문형 반도체(ASIC)다. 구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등 글로벌 빅테크가 자체 AI 가속기 칩에 ASIC을 채택하면서 HBM의 수요처가 GPU 중심에서 하이퍼스케일러 전반으로 빠르게 확산되는 구조다.
KB증권 김동원 연구원은 “브로드컴, 구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등 ASIC 업체 중심의 다변화된 고객 기반을 확보한 삼성전자의 내년 HBM 출하량이 큰 폭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 전체 HBM 매출은 올해 전년 대비 3배 이상 증가할 것이라는 예상도 함께 나온다.
4나노 공정·IDM 역량…기술 우위의 구조적 배경
삼성전자 HBM4는 베이스 다이에 4나노 선단 공정을 적용해 성능과 양산 안정성을 동시에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데이터 처리 속도는 업계 표준보다 약 46% 빠른 11.7Gbps를 기록했으며, 이전 세대 대비 데이터 전송 능력은 약 2.7배, 전력 효율은 약 40% 개선됐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로직·메모리·파운드리·패키징을 모두 갖춘 세계 유일의 종합반도체기업(IDM)이라는 점에 주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