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국내 기업 역사상 단일 분기 최고 실적을 공시한 다음날, 노조가 40조원이 넘는 성과급을 요구하며 판을 흔들었다.
정부 역시 반도체 호황에 기댄 세수를 근거로 26조2000억원 규모의 추경안을 확정하면서, 한국 경제의 유일한 버팀목에 사방에서 손이 뻗치는 형국이 됐다.
분기 영업이익 57조…글로벌 3위 등극
삼성전자는 2026년 1분기 매출 133조원, 영업이익 57조200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 기준 755% 급증한 수치로, 반도체 부문 추정 영업이익만 약 50조원에 달한다.
글로벌 순위에서도 삼성전자는 1분기 영업이익 기준 애플(75조원), 엔비디아(65조원)에 이어 3위에 오르며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을 제쳤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연간 영업이익이 최대 327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한다.
삼성전자 노조는 올해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을 270조원으로 가정하고 그 15%인 40조5000억원을 성과급 재원으로 요구했다.
DS 부문 직원 약 7만5500명 기준으로 1인당 산술적 성과급은 약 5억3000만원이며, 영업이익이 300조원을 넘을 경우 최대 50조원, 1인당 6억원 안팎까지 규모가 불어난다.
이 금액은 삼성전자가 지난해 주주들에게 지급한 배당금 11조1000억원의 4배를 웃돌고, 지난해 연간 R&D 투자비 37조7000억원마저 초과한다. 현재 코스피 시장에서 시가총액 40조원을 넘는 기업이 20개가 채 안 된다는 점에서, 시장에서는 사실상 대기업 하나를 통째로 요구하는 수준이라고 평가한다.
삼성전자는 성과급 상한선인 연봉의 50%를 초과하는 특별 포상을 약속했으나, 노조는 오는 23일 결의대회를 거쳐 5월 21일 총파업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추경도 반도체 세수 의존…재정 건전성 ‘경고등’
정부는 26조2000억원 규모의 추경안을 통과시키며 반도체와 증시 호황에 따른 세수 증대를 재원 근거로 내세웠다. 그러나 같은 날 발표된 2025 회계연도 국가결산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국가채무는 1304조5000억원으로 전년보다 129조4000억원 증가해 통계 작성 이후 최대 폭의 증가세를 기록했다.
유안타증권 김호정 연구원은 “재원의 근간인 반도체와 증시 호황은 순환적 요인에 불과해 세수 기반의 지속가능성이 불확실하다”고 진단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일시적 업황 회복에 기댄 재정 운용이 경기 하강 국면에서 국가 재정 건전성을 위협하는 부메랑이 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