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모가를 밑돈 주가, 5조8천억원에 달하는 공매도 평가이익, 그리고 상장 첫 달 신기록을 세운 공매도 비율. 지난 6월 12일 상장하며 월가를 흥분시켰던 스페이스X가 불과 한 달여 만에 공매도 세력의 핵심 표적으로 전락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16일(현지시간), 시장 데이터 분석 업체 S3 파트너스를 인용해 스페이스X 공매도 투자자들의 미실현 장부상 이익이 38억8천만달러(약 5조8천억원)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주가는 최근 나흘 연속 하락하며 전날 장중 132.15달러까지 추락, 공모가인 135달러를 하회하며 상장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스페이스X의 시가총액은 지난달 16일 고점 대비 8천600억달러(약 1천276조원)가 증발했다. 전체 가치의 약 3분의 1이 사라진 셈이다.
상장 직후 랠리에서 급락으로…’밸류에이션 재조정’ 국면
스페이스X는 상장 직후 장중 171.04달러까지 치솟으며 강한 랠리를 연출했다. 당시 거래대금은 72억달러(약 9조원대)로, 엔비디아·마이크로소프트·테슬라의 합산 거래대금을 웃도는 수준이었다.
그러나 6월 하순 스페이스X가 투자등급 회사채를 처음으로 발행하며 대규모 차입 프로그램의 시작을 알리자, 시장의 반응은 냉랭했다. 채권 발행 발표 이후 단 3거래일 만에 주가가 23% 급락하며 시가총액 6천억달러가 순식간에 증발했다.
S3 파트너스의 이호르 두사니브스키 대표는 “최근 주가 약세와 더불어 다가올 락업 해제가 스페이스X 공매도를 더 강하게 자극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공매도 잔고 28%…신규 상장기업 중 역대 최고
현재 스페이스X의 공매도 잔고는 약 1억8천100만주로, 유통주식의 28%에 달한다. S3 파트너스에 따르면 이는 상장 첫 달을 맞은 신규 상장기업 중 역대 가장 높은 비율이다.
공매도 투자자들의 베팅은 최근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지난 한 주 동안에만 신규 공매도 물량이 3천700만주, 명목금액 기준 50억달러(약 7조4천억원) 규모로 늘었다. S3는 공매도에 활용 가능한 주식이 3천만주 이상 남아 있고 차입 수수료도 연 1% 미만 수준이어서, 공급 부족에 따른 ‘쇼트 스퀴즈’ 가능성은 낮다고 전망했다.
S3의 애널리스트 매튜 언터만은 현재 상황을 “쇼트 스퀴즈 후보라기보다, 과열된 IPO 밸류에이션이 시장에서 정상적으로 재조정되는 과정에 가깝다”고 평가했다.
8월 락업 해제·실적 발표…’오버행’ 리스크 본격화
시장의 시선은 이제 8월 초로 향하고 있다. 스페이스X는 다음 달 초 상장 후 첫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며, 이를 기점으로 최초 보호예수(락업) 조치가 해제돼 향후 수 주에 걸쳐 수백만주 규모의 추가 매물이 시장에 공급될 전망이다.
공매도 세력 입장에서 락업 해제는 추가 공급 물량 증가, 즉 주가 하방 압력을 키우는 이벤트로 인식된다. 전 SEC 위원장은 스페이스X에 쏠린 과도한 자금이 락업 해제 이후 다른 자산으로 이동하는 ‘대규모 리밸런싱(great rebalancing)’이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