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밖에 답 없다”… 하루 ‘7억’ 불러도 줄 서는 韓 기업, 전 세계 물량 ‘독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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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 봉쇄 후 용선료 하루 6.6억
1월 말 VLCC 6척 1170억 선제 매입
6개월 만에 투자금 전액 회수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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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시장 장악한 장금상선 /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중동 전쟁이 예상치 못한 수혜자를 만들었다. 국내 중견 해운사 장금상선이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 직전 확보한 초대형 유조선(VLCC)으로 글로벌 시장을 장악하며 역대급 수익을 올리고 있다.

16일 해운업계와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장금상선은 1월 말 VLCC 6척을 평균 8,800만 달러(약 1,170억원)에 확보해 페르시아만에 배치했다.

이후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자 용선료가 평상시 수만 달러에서 하루 50만 달러(약 6억6,500만원)까지 치솟았다. 선박 1척당 월 1,500만 달러, 6척 기준 월 9,000만 달러(약 1,197억원)의 수익을 거두고 있는 셈이다.

특히 이 계약이 유지될 경우 총 5억2,800만 달러(약 7,022억원)를 투자한 선박 가격을 단 6개월 만에 모두 회수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VLCC는 원유 운송뿐 아니라 바다 위에서 원유를 임시 보관하는 ‘부유식 저장시설’ 역할도 하는데, 60여 척이 페르시아만에 갇힌 상황에서 장금상선의 선박이 유일한 대안이 됐다”고 설명했다.

시장 25% 장악… “전례 없는 독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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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금상선 / 출처 : 연합뉴스

글로벌 해운 데이터 분석기관 시그널그룹은 “장금상선이 전 세계 VLCC 물량의 약 12%를 보유하고 있으며, 단기 용선(스팟) 시장에서는 25% 점유율을 기록했다”며 “한 업체가 VLCC 단기 시장을 이 정도로 장악한 것은 전례가 없다”고 평가했다.

이는 컨테이너선 기준 글로벌 20위권(선복량 9만TEU)에 불과한 회사가 유조선 시장에서는 압도적 영향력을 행사하게 됐음을 의미한다.

국내 1위 HMM(선복량 100만TEU, 세계 8위)이 장거리 컨테이너 항로 중심인 반면, 장금상선은 아시아 역내 항로와 유조선으로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한 전략이 적중한 것이다.

정태순 회장과 아들 정가현 시노코 이사가 주도한 이번 VLCC 대량 매입은 수개월 전부터 계획된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는 “분쟁 시작 전부터 진행된 선제적 베팅”이라고 보도했다.

엇갈린 대응… 안정 vs 변동성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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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금상선 컨테이너선 / 출처 : 연합뉴스

반면 주요 대형 선사들은 방어적 태세로 전환했다.

HMM은 최근 화주들에게 “중동 지역 선박과 선원, 화물의 안전을 보장하기 어렵다”며 신규 예약 제한 가능성을 안내했다. 일부 글로벌 선사들도 항로 우회나 운항 조정을 검토 중이다.

업계에서는 이를 ‘안정성 중심의 장기 계약 전략’과 ‘위험 기반의 단기 수익 극대화 전략’의 차이로 분석한다. 장금상선은 후자를 선택해 시장 변동성을 수익 기회로 전환한 반면, HMM은 전자를 택해 위험을 회피한 것이다.

다만 중동 정세가 장기화될 경우 보급과 안전 문제가 부각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해양수산부는 페르시아만 고립 선박들이 한 달치 이상의 필수 물품을 확보했으나, 장기 대비 보급 계획을 수립 중이라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장금상선의 VLCC 전략이 단기 수익성과 중장기 구조적 수요를 동시에 겨냥한 ‘타이밍 베팅’으로 평가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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