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칸방에서 엄마를 기다리던 소년이
‘100억 건물주’가 되기까지
어머니가 도배일을 하던 시절, 아들에게 떡볶이를 사 주기 위해 작업복 차림으로 학교에 찾아온 어머니가 창피해 모른 척 지나쳤던 어린 양세형. 그날을 떠올리며 그는 “그땐 정말 부끄러웠다. 지금 생각하면 너무 미안하다.”라고 말했다.
어린 시절의 후회와 미안함은 오늘날의 양세형을 있게 한 원동력이 됐고, 그는 서울 마포구에 109억 원짜리 빌딩을 매입하며 화제가 됐다.
양세형은 동생 양세찬과 함께 단칸방에서 자랐다. 부모님이 도배일로 집을 비우는 날이 많아 어린 형제는 서로를 의지하며 지냈다. 그는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세찬이와 라면을 끓여 먹으며 버텼다. 그땐 작은 단칸방이 전부였다”고 말했다.
학교에서 ‘가훈을 써오라’는 숙제가 나왔을 때도 어려웠던 현실이 부끄러웠다고 한다. 그는 “다른 친구들은 ‘가화만사성’ 같은 근사한 가훈을 적어왔는데, 우리 집은 ‘잘 먹고 잘 살자’였다. 그걸 내놓기가 참 힘들었다”라고 털어놓았다.
‘100억 건물주’가 되기까지
힘들었던 어린 시절을 딛고, 양세형은 철저한 재정 관리로 재산을 모았다. “돈이 스스로 일하게 만들고 싶었다. 적금, 채권, 주식 등 안 해본 게 없다. 쓸 땐 확실히 쓰지만, 안 쓸 땐 철저히 아낀다”고 말했다.
마포구에 109억 원짜리 건물을 매입한 비결에 대해 그는 “수입보다 지출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작은 금액이라도 쓸데없이 나가는 돈은 없게 했다”고 덧붙였다.
양세형은 투자와 함께 현장도 직접 발로 뛰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건물 매입 전, 100곳 넘게 직접 둘러봤다. 매일 발걸음을 옮기며 주변 환경을 분석했다. 덕분에 내가 꿈꾸던 건물을 살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어머니에게 상가를 선물한 그는 “어머니가 그 상가에서 나오는 월세로 생활하신다. 그런데도 일을 놓지 않고 도배일을 하신다. 가만히 계시는 걸 답답해하신다”고 말했다.
그는 가족뿐 아니라 사회를 향한 나눔도 실천하고 있다. 사랑의열매 ‘아너 소사이어티’ 회원으로 억대 기부를 하며, 최근에는 시집 인세 전액을 기부하기로 했다. “제 시집을 읽는 분들이 따뜻한 마음을 느낄 수 있었으면 한다”고 전했다.
창피했던 어머니의 모습이 이제는 세상에서 가장 자랑스럽다는 양세형. 어머니를 위해 노력하며 이룬 성공과 나눔은 그의 진심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