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보, 우리 차도 당장 확인해봐”… 온 가족 목숨 위협하는 ‘6.2만 대’, 섬뜩한 정체에 운전자들 ‘오싹’

리콜 안 받은 중고차 6만 대 넘어
생명 위협에도 여전히 거래 중
고지 의무 사각지대… 법적 분쟁 우려

리콜 명령이 내려졌지만 정비가 이뤄지지 않은 차량 6만2천여 대가 중고차 시장에 그대로 등록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 차량에는 화재 발생 우려, 에어백 폭발, 안전벨트 고장 등 생명과 직결된 중대한 결함이 포함돼 있어 소비자 안전에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다.

해당 사실은 13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윤재옥 의원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통해 밝혀졌다.

불량 차량 6만 대, ‘평범한 중고차’로 유통

2022년부터 올해 6월까지 리콜 조치가 이뤄지지 않은 차량은 220만 5천여 대로, 이 중 6만 2천382대가 현재 중고차 시장에 매물로 등록됐다.

리콜 미이행 차량 중 화재 우려 차량은 1만 4천901대에 달하며, 그중 1천741대는 수많은 연쇄 화재 사고로 대규모 리콜이 진행됐던 BMW 차량이다.

에어백과 안전벨트 결함 차량은 8천144대이며, 이 가운데 3천513대는 금속 파편이 튀는 ‘다카타 에어백’이 장착된 차량으로 파악됐다. 해당 에어백은 전 세계에서 400명 이상의 사상자를 낸 바 있다.

정부는 중대한 결함에 대해 제조사에 리콜 명령을 내리지만, 실제로 이 조치가 실행되지 않은 차량이 아무 제한 없이 유통되고 있는 상황이다.

사고 시 법적 책임, 소비자에 전가될 수도

리콜은 차량 소유주에게 통보되고, 이행은 의무사항이다. 하지만 리콜을 받지 않은 차량을 구매한 소비자는 사고 발생 시 예상치 못한 법적·금전적 책임을 질 수 있다.

리콜 미이행 차량은 자동차 검사에서 불합격 판정을 받을 수 있고, 등록 자체가 제한되기도 한다. 만약 사고로 이어질 경우 제조사 책임이 아닌 운전자 과실로 판단될 수 있어, 보험 보상에서도 제외되거나 일부만 보장받을 수 있다.

특히 인명 피해가 발생하면 형사 처벌까지 이어질 수 있다. 실형이 선고된 사례도 있다.

환불·해제 가능하나, 조건 따져봐야

리콜 대상 차량을 고지 없이 판매한 경우, 매수인은 환불이나 계약 해제를 요구할 수 있다. 민법상 중대한 하자가 있는 경우, 매도인은 담보책임을 져야 하며, 매수인은 계약을 취소하거나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단, 단순 리콜 이력만으로 무조건 환불이 가능한 것은 아니다. 결함의 중대성과 계약 당시 인식 여부가 판단 기준이 된다. 차량 인도 후 일정 기간(보통 30일 이내)에 결함이 발견되면 하자담보책임이 인정될 수 있다.

고지를 받지 못했거나 하자가 중대한 경우라면, 소비자원에 피해 구제를 신청하거나 민사소송 절차를 진행할 수도 있다.

리콜 대상 여부는 차량번호나 차대번호 조회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중고차를 구매할 경우, 리콜 이행 여부를 사전에 반드시 확인하고, 계약서와 성능점검 기록부에 관련 내용이 명시돼 있는지 꼼꼼히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정부 차원에서도 리콜 미이행 차량이 유통되지 않도록 중고차 시장의 관리·감독이 강화돼야 한다. 차량 결함은 단순한 문제가 아니라 생명과 직결되는 사안인 만큼, 소비자와 정부 모두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