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규제 후폭풍 현실화
예담대 잔액 급등세 지속

예금담보대출이 이달에만 900억 원 가까이 불었다.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의 문이 좁아진 뒤, 결국 손에 쥔 예금까지 담보로 내놓는 사람들이 늘어난 것이다.
규제 시행과 동시에 몰린 선수요, 주식 투자 열기, 잔금 대출 시기가 겹치면서 은행 창구의 대출 수요는 꺼질 줄 모르고 있다.
규제 회피 수단 된 예담대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예담대 잔액은 8월 11일 기준 6조 1천402억 원으로, 지난달 말보다 897억 원 늘었다. 이달 증가 폭은 이미 7월 전체의 두 배에 가깝다.
6·27 대출 규제 이후 주택담보대출 한도가 6억 원, 신용대출은 연 소득 범위로 제한되자, 상대적으로 DSR 적용을 받지 않는 예담대가 규제 회피 수단으로 부상했다.
은행 관계자들은 “금리 인하기를 앞두고 고금리 예금을 유지하면서 단기 자금이 필요한 고객이 예담대를 찾는다”고 전했다.
특히 일부 고객은 예금을 해지하지 않고도 자금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예담대를 ‘마지막 안전핀’으로 여기고 있다. 이 같은 경향은 경기 불확실성이 이어지는 한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주식·공모주 청약도 한몫
8월 초 가계대출 증가 속도는 하루 평균 2천730억 원으로 7월의 두 배를 넘어섰다. 공모주 청약을 위한 신용대출, 주택 매매 잔금 대출 등이 동시에 몰린 영향이다.
바이오·정밀화학 업종 기업 상장으로 수조 원의 증거금이 시장에 묶이면서, 일부 투자자들은 예담대나 신용대출을 활용했다. 한 은행 관계자는 “주담대 잔금일이 몰린 8월 하순이 되면 대출 증가 폭이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은행권, 창구부터 조인다
대출 증가세가 꺾이지 않자 은행들은 모집인을 통한 주담대·전세대출을 잇달아 막고 있다.
신한은행은 10월 말까지 모집인 경유 대출 접수를 중단하고, 모기지보험(MCI) 적용도 배제한다. IBK기업은행은 전세대출 갈아타기와 비대면 금리 우대 폭을 줄였다.
은행권은 “영끌 열풍이 꺼지지 않은 만큼, 지금 대출을 억제하지 않으면 연말 목표 관리가 어렵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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