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창업을 좋게 보면서도 정작 본인이 뛰어들겠다는 의지는 더 빠르게 식고 있다. 응원과 행동 사이의 간극이 2년 새 눈에 띄게 벌어진 것이다.
한국경제인협회 기업가정신발전소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전국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기업가정신 및 경제교육 국민인식 조사’ 결과, 창업·스타트업·벤처기업에 대한 호감도와 진로 선택 의향이 2024년 대비 일제히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호감도는 70점대, 그러나 2년째 내리막
100점 만점 기준으로 창업 호감도는 2024년 70.6점에서 2026년 66.6점으로 4.0점 하락했다. 스타트업 호감도는 75.7점에서 73.2점으로, 벤처기업은 75.8점에서 74.0점으로 각각 낮아졌다.
수치만 보면 여전히 70점 안팎으로 ‘나쁘지 않은 이미지’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방향성이다. 3개 유형 모두 2년 연속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는 점이 핵심 신호다.
‘좋아 보이지만 내가 하긴 싫다’…진로 의향 낙폭이 더 크다

진로 선택 의향은 호감도보다 더 가파르게 내려앉았다. 창업 선택 의향은 56.7점에서 52.0점으로 4.7점 떨어졌고, 스타트업 취업 의향은 59.0점에서 56.2점(-2.8점), 벤처기업 취업 의향은 61.0점에서 58.9점(-2.1점)으로 각각 하락했다.
배태준 한양대 교수는 “창업·스타트업 등에 대한 호감도와 진로 선택 의향 간 격차가 커졌다”며 “불확실성을 기피하고 안정적인 보상을 선호하는 현실적 경향이 확대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창업을 고려하지 않는 이유로는 ‘실패에 대한 심리적 부담’이 32.7%로 가장 높았고, 자금 부족(30.6%), 기술·지식 부족(13.1%)이 뒤를 이었다. 재무적 문제보다 심리적 두려움이 진입장벽의 최상단에 자리하고 있는 셈이다.
기업가정신 교육 경험 14%…’도전하라’ 하면서 가르치지 않는다
응답자의 59.7%, 즉 10명 중 약 6명은 자신의 기업가정신 인식 수준이 낮다고 평가했다. 이 비율은 2024년 조사와 동일해, 2년간 개선이 전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가정신 인식이 낮다고 느끼는 이유로는 실패에 대한 두려움(33.7%), 고소득 임금노동자 선호 사회 분위기(21.2%), 기업가정신 교육 부족(21.0%) 순이 꼽혔다. 실제로 창업·기업가정신 관련 교육을 받아본 경험이 있는 응답자는 14% 수준에 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정철 한경협 연구총괄대표 겸 기업가정신발전소장은 “실패하더라도 그 경험을 바탕으로 다시 도전할 수 있도록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도전의 가치를 일깨우는 기업가정신 교육을 확대하고, 현장 중심의 창업 생태계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실패 공포’는 단순한 심리 문제가 아닌, 재창업 기회가 제한되는 금융·제도 구조와 안정 지향적 사회 분위기가 복합적으로 만들어낸 결과다. 창업 경험이 있거나 준비 중인 응답자는 전체의 12.4%에 불과했으며, 창업 동기로는 아이디어 실현(32.2%)과 자유로운 근무 환경(28.1%)이 상위에 올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