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설수주가 전년보다 50% 급증했다는 통계와 달리, 건설업계의 체감경기는 여전히 바닥을 헤매고 있다. 수치와 현실 사이의 간극이 유독 크게 벌어진 이유는 무엇일까.
한국건설산업연구원(건산연)이 14일 발표한 2026년 6월 건설경기실사지수(CBSI)는 74.5로 전월 대비 3.0포인트 올랐다. 경기 판단 기준선인 100을 25포인트 넘게 밑도는 수준이다.
세부 지수 대부분이 전월 대비 개선됐지만 70선 중반에 그치면서, 전문가들은 “회복”이 아닌 “부진의 지속”으로 진단한다.
수주 호황의 이면, 반도체·공공에 쏠린 편중
지난 5월 건설수주는 22조4천억 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50.0% 증가했다. 공공 수주(5조 원)는 토목·비주택 중심으로 60.9% 늘었고, 민간 수주(17조4천억 원)는 반도체 공장과 산업 클러스터 대형 프로젝트 덕분에 47.1% 급증했다.
문제는 이 호황이 철저히 편중돼 있다는 점이다. 대형 건설사의 6월 CBSI는 91.7로 기준선에 근접했지만, 중소기업지수는 59.4로 오히려 1.9포인트 하락했다. 서울(89.2)과 지방(68.2)의 격차도 20포인트를 넘어 양극화가 구조화되는 양상이다.
건산연 이지혜 연구위원은 “이번 개선은 실물 회복보다는 자산·부채 구조조정과 수익성 방어 성격이 강하다”고 분석했다. 선별 수주와 저마진 현장 축소를 통한 ‘방어적 개선’이라는 진단이다.

공사비 137.67 시대, 비용 부담은 누가 떠안나
5월 건설공사비지수는 137.67로 전년 동월 대비 5.1% 상승하며 역대 최고 수준에 근접했다. 일반 철근의 생산자물가지수가 전년 대비 6.1%, 시장가격지수는 12.1% 오르며 자재비 상승을 주도했다.
이 영향은 6월 자재수급지수에도 고스란히 드러났다. 자재수급지수는 66.3으로, 전년 동월 대비 무려 24.4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건설기성 동행지표 역시 방향이 엇갈린다. 5월 건설기성은 11조9천억 원으로 전년 대비 3.6% 증가했지만, 비주거용 건축은 18.2% 늘어난 반면 주거용은 3.9% 감소해 회복의 온기가 고르게 퍼지지 않고 있다.
폐업 88건, 수주 증가 속 건설 생태계 균열
겉으로는 수주가 늘었지만 현장 퇴출은 오히려 빨라지고 있다. 2026년 6월 한 달간 종합건설업체 폐업 신고는 88건으로, 2025년 6월(약 50건)보다 76% 이상 급증했다. 공사비와 자재비 부담을 감당하지 못한 중소 업체들이 시장에서 밀려나고 있는 것이다.
고용 지표도 이를 뒷받침한다. 5월 건설업 취업자는 192만 명으로 전월 대비 1.0%, 전년 동월 대비 2.2% 줄었다. 수주와 기성이 동시에 증가했음에도 일자리는 되레 감소한 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