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가 끝나자마자 이재명 정부의 부동산 시장 안정 대책이 본격 속도를 낼 전망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선거 당일인 6월 3일 SNS에 “부동산 값이 비싸도 너무 비싸다”며 “반드시 부동산투기공화국 탈출을 이뤄내야 한다”고 밝혔다.
대통령은 6월 1일에도 “부동산 불법 투기와 탈세는 이제 안 된다”고 게시글을 올렸다. 5월 초 이후 한 달여 만에 연이어 부동산 문제를 직접 언급하면서 정책 추진 의지를 분명히 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청와대는 현재 서울 평균 집값이 2025년 2월 이후 68주 연속 상승 중이라는 점을 주시하며, 공급 확대·세제 개편·투기 차단을 묶은 종합 부동산 대책을 검토 중이다.
7월 세법개정안이 첫 분수령…장특공·종부세 카드 주목
시장에서는 세제 개편이 가장 먼저 가시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정부는 통상 매년 7월 말 세법개정안을 발표하는 관행이 있어, 2026년 7월 말이 첫 번째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가장 먼저 거론되는 카드는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공) 축소다. 이 대통령은 “실거주 없이 보유만 해도 양도세를 깎아주는 건 주택 투기 권장 정책”이라며 실거주 중심으로 제도를 재설계하겠다는 방향을 제시했다.
보유세 조정도 검토 대상이다. 공정시장가액비율은 시행령 개정만으로 바꿀 수 있어 국회를 거치지 않고 신속히 집행할 수 있다. 종합부동산세의 경우 다주택자와 고가주택 보유자에 대한 과세 체계 조정이 논의될 수 있다.
세제만으론 중저가 시장 진정 한계…공급 병행 필요
전문가들은 세제 개편이 고가 아파트 시장에는 일정한 효과를 낼 수 있지만, 중저가 시장을 진정시키기엔 역부족일 수 있다고 분석한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고가 아파트를 겨냥한 세제 정책이 우선 검토될 가능성이 크다”면서도 “현재 시장 불안의 핵심은 중저가 아파트 가격 상승인 만큼 세제만으로는 억제하기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장특공 개편이 예고될 경우, 개정 전까지 기존 공제를 최대한 활용하려는 매물이 일시적으로 늘어날 가능성도 제기된다. 반면 개정 이후에는 투자 목적의 장기 보유 유인이 줄어 투기 수요가 감소할 수 있다는 게 정부의 기대다.
서울 선거 결과가 정책 강도 조절 압력으로
이번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가 사상 첫 5선 서울시장에 당선됐다. 재개발·재건축 등 공급 확대 공약을 전면에 내세운 결과로, 정부 여당이 밀어붙여온 수요 억제 규제에 불만을 가진 표심이 결집된 결과로 보인다.
부동산 민심의 바로미터로 불리는 서울에서 여당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 성적을 거둔 만큼, 정부가 고강도 규제를 일괄적으로 내놓기보다는 속도를 조절할 것이라는 관측도 적지 않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정부가 시장 안정 의지를 강하게 드러내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면서 “현재 시장 상황과 여론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정책을 추진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교수는 “지방선거 이후 정부의 부동산 정책 방향이 보다 구체화될 것”이라며 “다만 시장 상황과 민심을 고려하면 정책의 속도와 강도는 신중하게 조절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