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경유 가격이 2개월 만에 리터(L)당 2천원선 아래로 내려왔다. 미국과 이란 간 무력 충돌이 진정 국면에 접어들면서 국제유가가 하락세로 전환된 결과가 국내 주유소 가격표에 반영된 것이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6월 24일 오후 4시 기준 전국 주유소 평균 경유 판매가격은 L당 1,999.97원으로 집계됐다. 경유 평균가가 2천원 아래를 기록한 것은 지난 4월 24일 이후 처음이다.
같은 시간 전국 휘발유 평균 가격은 L당 2,007.3원으로 여전히 2천원선을 웃돌았다.
호르무즈 봉쇄에서 휴전까지…브렌트유 114달러의 추락
올해 상반기 국제유가는 극적인 롤러코스터를 탔다. 2026년 초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격하자, 이란은 세계 원유 수송의 핵심 요충지인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는 초강수로 맞섰다.
중동산 원유의 상당량이 통과하는 이 해협이 막히자, 브렌트유는 4년래 최고치인 배럴당 114달러까지 치솟았다. 이후 5월 중순 미국의 추가 공습 소식이 전해지며 배럴당 100달러선을 재돌파하는 등 시장 변동성이 극대화됐다.
반전의 계기는 5월 말부터 본격화된 미·이란 평화협상이었다. 협상 진전 기대감이 커진 하루 동안 브렌트유 선물은 5.31% 급락해 94.29달러,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5.55% 내린 88.68달러에 마감했다. 이후 미·이란 휴전 합의와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전망이 맞물리며 국제유가는 안정 흐름을 이어갔다.
3년 9개월의 기억…경유, 왜 먼저 내려왔나
국내 경유 평균가가 L당 2천원을 처음 넘어선 것은 2022년 7월 27일(2,006.7원)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후 국제유가가 급등한 여파였다. 이후 2026년 4월 24일 다시 2천원선을 돌파하기까지 약 3년 9개월간 2천원 아래에 머물렀던 경유 가격이, 이번에는 불과 2개월 만에 다시 그 선을 내려온 셈이다.
올해 물가 통계에서 경유는 전년 대비 33.3% 급등해 휘발유 상승률(23.1%)을 크게 웃쳤는데, 화물·물류·건설·제조업 등 산업용 수요 비중이 큰 경유 특성상 국제유가 상승이 비용 구조에 곧바로 반영된 탓으로 해석됐다.
반대로 국제유가가 하락 전환되면 경유부터 가격이 내려오고, 상대적으로 마진 구조가 복잡한 휘발유는 그 뒤를 따르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안도는 이르다…중국·OPEC+ 변수 여전
경유 가격 안정은 물류·운송·제조업 전반의 비용 부담을 낮추고, 3%대로 재진입한 소비자물가상승률을 누그러뜨리는 방향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골드만삭스는 미·이란 휴전 합의가 단기적으로 유가 추가 하락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보면서도, 이란·사우디·러시아 등 산유국들의 공급 전략과 OPEC+ 감산·증산 정책에 따라 하반기 변동성이 재확대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CNN 비즈니스는 중국 경기 향방을 핵심 변수로 꼽으며, 중국이 대규모 경기부양에 나설 경우 브렌트유가 재차 배럴당 100달러선을 넘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