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V 공장’의 변신…LG엔솔·혼다 오하이오 합작공장, ESS 배터리 양산 돌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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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엔솔-혼다 합작 미국 배터리공장, ESS 배터리셀 양산
LG에너지솔루션-혼다 배터리 합작공장 조감도 / LG에너지솔루션, 연합뉴스

원래 전기차(EV) 배터리를 만들려던 공장이 에너지저장장치(ESS) 생산 거점으로 탈바꿈했다. LG에너지솔루션과 혼다의 미국 합작법인 ‘L-H 배터리 컴퍼니’가 2일(현지시간) 오하이오주 제퍼슨빌 공장에서 ESS용 리튬이온 배터리 셀 양산을 공식 시작했다.

이 공장은 2023년 기공 당시 최대 44억달러(약 6조원) 투자, 약 2,200명 고용, 연간 약 40GWh 규모의 EV 배터리 생산을 목표로 설계됐다. 그러나 미국 내 EV 수요 둔화와 정책 환경 변화, 혼다의 일부 EV 차종 개발 중단 등이 겹치면서 생산 방향을 전면 재조정했다.

생산된 ESS 배터리 셀은 LG에너지솔루션 북미 ESS 시스템통합(SI) 법인인 버테크(Vertech)를 통해 전력망(그리드), 상업·산업·주거용 ESS에 공급될 예정이다.

왜 EV 아닌 ESS인가…AI·재생에너지가 수요 견인

북미 ESS 시장은 AI 데이터센터 확산, 재생에너지 보급, 전력망 안정화 수요가 동시에 맞물리며 고성장 궤도에 올라 있다. 에너지 전문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BNEF에 따르면 북미 ESS 시장 규모는 2025년 88GWh에서 2030년 485GWh, 2035년에는 976GWh까지 급증할 전망이다.

달러 기준으로도 성장세는 가파르다. 북미 그리드 사이드 ESS 시장은 2026년 약 145억달러에서 2033년 약 598억달러 수준으로 확대될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 에너지저장 설치 용량 역시 2025년 약 49.5GW에서 2031년 약 194.9GW로 연평균 23% 이상 성장이 예상되며, 이 중 배터리 기반 ESS가 약 82%를 차지한다.

LG엔솔-혼다 합작 미국 배터리공장, ESS 배터리셀 양산
구광모 LG그룹 회장 / LG, 연합뉴스

‘EV 냉각기’에 꺼낸 카드…HEV 병산으로 포트폴리오 다각화

L-H 배터리 컴퍼니는 ESS에서 멈추지 않는다. 회사 측은 2028년부터 하이브리드차(HEV)용 배터리 셀도 같은 공장에서 생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혼다는 2029 회계연도까지 북미 중심으로 하이브리드 모델 15종을 출시할 예정으로, 오하이오 공장이 그 핵심 공급 거점이 된다.

투자 분석가들은 이 같은 전략을 “EV 수요 냉각기에 공장 가동률을 지키면서 자본 효율성과 리스크를 동시에 분산하는 현실적 선택”으로 평가한다. EV에 올인하는 대신 단기에는 ESS, 중기에는 HEV라는 두 축을 병행해 수익 기반을 다지는 구조다.

구자훈 L-H 배터리 컴퍼니 CEO는 “ESS는 중요한 미래 사업이며 HEV용 배터리 셀 생산과 함께 핵심 사업축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리스크도 존재…공급 과잉·수요 변수 ‘주목’

LG엔솔-혼다 합작 미국 배터리공장, ESS 배터리셀 양산
LG에너지솔루션-혼다 미국 합작법인 전경 / LG에너지솔루션, 연합뉴스

장밋빛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배터리 업계 분석에 따르면 2030년을 전후해 글로벌 셀 생산 능력이 과잉 상태에 진입하면서 중국 등 경쟁업체와의 가격 압박이 심화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ESS 배터리 가격이 지속 하락할 경우 프로젝트 총량은 늘더라도 셀 단위 수익성은 악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릭 리글 최고운영책임자(COO)는 “법인 설립 후 4년 만의 양산 시작은 단순 공장 가동을 넘어 북미 사업의 안정적인 생산 기반을 구축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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